[V리그 개막②] '디펜딩 챔프' 현대건설에 도전하는 흥국생명·정관장
통합 챔피언 현건, 전력 유지…KOVO컵도 우승
김연경의 흥국, '외인 쌍포' 정관장이 대항마
- 권혁준 기자
(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지난 시즌 V리그 여자부에서 통합 우승을 차지한 현대건설은 새 시즌에도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힌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전력이 상향 평준화돼 정상을 지키기가 쉽지는 않을 전망이다.
도드람 2024-25 V리그 여자부는 19일 오후 4시 경기 수원 체육관에서 열리는 현대건설과 흥국생명의 맞대결을 시작으로 6개월간의 대장정에 돌입한다.
새 시즌 여자부는 전반적으로 상향 평준화됐다는 평이다. 순위표 밑에 머물던 팀들이 출중한 기량의 외국인선수, 자유계약선수(FA) 영입 등으로 전력을 보강하면서 기존 상위권 팀들과의 간극을 좁혔다.
그럼에도 현대건설은 여전히 우승 후보 1순위로 꼽힌다. 개막에 앞서 열린 V리그 미디어데이에서도 각 팀 사령탑이 가장 강력한 전력을 갖춘 팀으로 현대건설을 주저 없이 꼽았다.
현대건설은 지난 시즌 통합 우승을 한 전력이 그대로 유지됐다. 양효진, 이다현, 김다인, 김연견, 고예림 등으로 이어지는 '국가대표급' 라인업에 FA로 풀린 정지윤, 나현수도 잔류시켰다.
여기에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 최우수선수(MVP) 모마 바소코, 아시아쿼터 외인으로 쏠쏠한 활약을 했던 위파위 시통도 재계약해 조직력도 탄탄하다. '변수'가 없다는 점은 가장 큰 장점이다.
다만 전력이 그대로라는 점은 상대 팀이 더 많이 분석하고 대비할 여지를 준다는 뜻이기도 하다. 강성형 현대건설 감독 역시 "전반적으로 모든 팀의 전력이 좋아졌는데, 특히 상대 팀이 우리랑 할 때는 다른 때보다 기량이 더 좋아지는 것 같다"며 경계심을 드러냈다.
주전 의존도가 높은 탓에 체력 안배와 부상 방지 등도 중요한 과제다. 미들블로커 나현수와 세터 김사랑, 날개 공격수 고민지 등의 활용 폭이 커질 수 있는데, 얼마나 제 역할을 해줄 수 있을지가 관심사다.
현대건설에 도전할 팀으로는 흥국생명과 정관장이 꼽힌다. 흥국생명은 지난 시즌 준우승, 정관장은 플레이오프에 진출해 모두 '봄 배구'를 경험한 팀이다.
2시즌 연속 준우승으로 아쉬움을 삼킨 흥국생명은 다시 왕좌에 도전한다. '배구 여제' 김연경을 보유한 자체로도 우승 후보로 손색이 없다.
최근 몇 년간 은퇴를 고심하고 있는 김연경은 우승으로 화려한 마무리를 하기 위해 또다시 구슬땀을 흘리고 있고, '절친' 김수지는 주장 완장을 달고 선수단을 아우른다.
팀도 지난 시즌과 달리 비시즌 동안 쏠쏠한 전력 보강을 했다. 줄곧 약점으로 지적되던 세터 포지션엔 이고은을 영입했고, 베테랑 김해란이 은퇴한 리베로 자리는 신연경으로 메웠다. 국가대표 미들블로커 이주아(IBK기업은행)가 FA로 떠난 자리는 아시아쿼터 외인 아닐리스 피치를 영입했다.
외국인선수도 튀르키예 출신의 191㎝ 장신 투트쿠 부르주를 선택해 높이를 보강했다.
지난 시즌 7년 만에 봄배구를 한 정관장도 대권에 도전할 후보로 꼽힌다. 메가왓티 퍼티위(등록명 메가), 반야 부키리치의 '외인 쌍포'가 위력적인 팀이다.
메가와 부키리치는 둘 다 아포짓 스파이커로 포지션이 겹친다는 우려가 있었지만, KOVO컵에서 부키리치가 아웃사이드 히터로 무난하게 수비를 소화해 내는 모습을 보였다. 팀도 결승까지 올라 준우승을 차지했다.
여기에 더해 이소영(IBK기업은행)이 FA로 떠난 자리엔 보상선수로 표승주를 영입해 공백을 최소화했다. 정호영-박은진의 미들블로커 라인도 한층 성장한 모습이 기대된다.
한국도로공사와 기업은행은 '다크호스'로 꼽힌다. 상황에 따라 앞서 언급한 '3강'을 위협할 수도 있는 팀들이다.
두 팀 다 비시즌 중 FA 시장에서 '최대어'를 영입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도로공사는 강소휘, 기업은행은 이소영과 이주아 등 국가대표 선수들을 영입했다.
2년 전 챔프전 우승을 차지했다가 지난 시즌 하위권으로 떨어졌던 도로공사는, 강소휘의 영입으로 다시금 상위권으로 올라가겠다는 각오다.
왼손잡이 아포짓 메렐린 니콜로바, 지난 시즌 신인왕인 미들블로커 김세빈의 존재도 도로공사의 강점이다.
다만 이윤정을 비롯해 세터진이 전반적으로 불안하다는 점이 불안 요소다.
'최고령' 김호철 감독이 이끄는 기업은행은 이소영, 이주아의 영입으로 전력이 한층 탄탄해졌다는 평이다.
여기에 주전 세터로 기용할 아시아쿼터 외인 천신통의 존재 역시 기업은행을 '다크호스'로 만들기에 충분하다. 지난 시즌 폰푼 게드파르드로 쏠쏠한 재미를 봤던 기업은행은 또 한 번 '외인 세터'에 기대를 걸고 있다.
김호철 감독 역시 "다른 팀이 없는 외국인 세터가 있다는 점이 우리가 봄 배구를 할 수밖에 없는 이유"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GS칼텍스와 페퍼저축은행은 상대적으로 전력이 약한 팀으로 꼽힌다.
GS칼텍스는 FA로 강소휘, 한다혜(페퍼저축은행)이 이적했고 미들블로커 정대영, 한수지는 은퇴했다. 오랫동안 팀을 이끌었던 차상현 감독 대신 이영택 신임 감독을 선임하기도 했다.
전반적으로 선수들이 젊어진 가운데, KOVO컵에서 준결승에 오르는 등 예상외의 선전을 펼치기도 했다. 재계약한 외국인 선수 지젤 실바를 중심으로 뭉친다면 정규시즌에도 '이변'의 가능성이 없지는 않다.
창단 이래 3시즌 연속 최하위에 머물렀던 페퍼저축은행은 여성 사령탑 장소연 감독을 중심으로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외인 1순위로 아포짓 바르바라 자비치, 아시아쿼터 외인 1순위로 미들블로커 장위를 뽑으면서 전반적인 높이를 보강하는 데 성공했다.
여기에 주장 박정아와 새로 영입한 리베로 한다혜가 제 몫을 해주면 역시 반전의 가능성은 있다.
starburyn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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