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수해도 공격 앞으로…'블랑호' 현대캐피탈, 성공적으로 안착

KOVO컵 결승전서 대한항공 제압…11년 만에 우승

필립 블랑 현대캐피탈 감독. (KOVO 제공)

(서울=뉴스1) 김도용 기자 = 필립 블랑 감독 체제로 새롭게 나선 현대캐피탈이 코보컵 정상에 올랐다. 새로운 수장의 '공격 배구'에 대한 자신감을 얻은 현대캐피탈은 올 시즌 대한항공의 강력한 대항마가 될 전망이다.

블랑 감독이 이끄는 현대캐피탈은 28일 경남 통영체육관에서 열린 2024 통영·도드람컵 프로배구대회 남자부 결승전에서 대한항공에 3-2(15-25 25-23 19-25 25-19 15-13) 역전 승리를 거뒀다.

지난 2013년 이후 처음으로 컵대회 결승에 진출했던 현대캐피탈은 11년 만에 정상에 오르며 통산 5번째 우승을 달성했다. 더불어 지난 2018-19시즌 챔피언결정전 우승 이후 5년 만에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트로피와 함께 현대캐피탈은 새 시즌에 대한 자신감과 확신을 얻게 됐다.

지난 시즌 극심한 성적 부진에 시달린 현대캐피탈은 시즌 도중 최태웅 감독과 작별했다. 이어 시즌 도중 빠르게 블랑 감독을 선임하며 올 시즌을 준비했다.

블랑 감독은 2001년부터 2012년까지 프랑스 남자 국가대표팀 감독을 맡았으며, 2013년부터 2016년까지는 폴란드 남자 국가대표팀의 수석코치로 활동했다.

2022년부터 일본 대표팀 지휘봉을 잡아 일본을 성장시켰다. 일본은 지난해 발리볼 네이션스 리그(VNL) 3위를 기록하고 파리 올림픽 본선에 진출하는 등 무시 못할 강팀이 됐다.

특히 블랑 감독은 아시아 선수들의 신체적 특성에 맞는 배구 전술을 도입하고 과감한 세대교체를 통해 일본 남자배구팀을 완전히 새롭게 변화시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세계적인 명장이 현대캐피탈에서 선수들에게 주문한 것은 공격적인 배구였다. 서브나 공격 과정에서 실수를 범해도 과감하고 확신한 공격을 펼치기를 원했다.

새로운 감독의 주문은 컵 대회 내내 이어졌다. 자신있게 공격을 진행한 현대캐피탈은 5경기 평균 공격성공률 54.35%(2위)를 기록했고 세트당 평균 1.6개(1위)의 서브 에이스를 기록했다. 범실이 이번 대회에서 150개로 가장 많았지만 이를 공격력으로 보완한 셈이다.

현대캐피탈의 공격 배구는 결승전에서도 드러났다. 현대캐피탈은 무려 39개의 범실을 했지만 52.67%의 공격 성공률을 기록하며 대한항공을 압도했다. 여기에 총 8개의 서브에이스를 기록하는 등 중요한 순간마다 서브득점이 나오면서 승리를 따냈다.

더불어 블랑 감독은 '2년차 미들블로커' 김진영과 수련선수 출신 세터 이준협에게 신뢰를 보내며 둘의 활약을 이끌었다. 김진영은 결승전서 블로킹 3개를 잡아내는 등 11득점으로 활약했고, 이준협은 이번 대회 라이징스타상을 받았다.

블랑 감독의 지도를 받은 시기가 길지 않은 현대캐피탈은 컵대회 우승을 통해 새로운 시즌에 대한 자신감을 얻었다. 대한항공의 컵대회 우승을 막았던 것처럼 대한항공의 통합 5연패 도전에 강력한 적수가 될 전망이다.

dyk060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