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서 재기 꿈꾸는 김재휘 "포기를 싫어한 선수로 기억되고 싶다"

2023년 1월 심장 판막 수술 후 코트 복귀

삼성화재 신입생 김재휘. (삼성화재 제공)

(서울=뉴스1) 김도용 기자 = 2년 전 심장 판막 수술을 받고 힘든 시간을 보내던 김재휘(31)가 올 시즌 삼성화재에서 새로운 출발에 나선다. 김재휘는 포기하지 않는 불굴의 정신으로 임한다는 각오다.

김재휘는 2024~25시즌을 앞두고 전지훈련 중인 일본 시즈오카에서 12일 취재진과 만나 "2022년 수술 후 복귀 과정은 혹독했어도 다시 운동할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 참 감사하다"고 말했다.

김재휘는 남다른 공격 센스와 201㎝ 신장에서 나오는 블로킹 능력으로 아마추어 시절부터 많은 주목을 받았다.

김재휘는 2015년 10월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2순위로 현대캐피탈에 지명돼 2년 차부터 주전급 미들블로커로 발돋움했다. 34경기 87세트를 소화했고 68점을 뽑아 확실히 팀에 정착했다. 대표팀에도 뽑혀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와 2018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도 경험했다.

좋은 모습을 이어가던 김재휘는 2020-21시즌 KB손해보험으로 이적한 뒤 어려운 시간을 보냈다. KB손해보험에서 20경기 출전에 그쳤고 다음 시즌 이적한 우리카드에서도 두 시즌 동안 37경기에만 나섰다.

뜻하지 않은 악재가 발목을 잡았다. 2022년 11월 대표팀에서 입은 무릎 부상으로 우연히 받은 검진에서 대동맥류가 발견됐다. 대동맥류는, 혈관 일부가 풍선처럼 부풀어 오르는 병으로, 결국 상태가 좋지 않아 2023년 1월 심장 판막 수술을 받았다.

체중과 근육량이 크게 줄었다. 우리카드 훈련장에 복귀한 무렵에는 15㎏이나 빠져있었다. 걱정과 고민이 가득했으나 박철우(은퇴)가 병을 극복하고 성공리에 복귀한 사례가 있어 배구를 다시 할 수 있으리란 믿음은 분명 있었다.

하지만 우리카드에 그의 자리는 없었다. 결국 지난 시즌을 끝으로 우리카드와 결별했다.

개인 운동에 매진하던 김재휘에게 삼성화재가 러브콜을 보냈다. 김재휘는 "여기까지 왔는데 무너지고 싶지 않았다. 어디든 뛸 수 있다는 생각만 했는데, 김상우 감독님께 연락이 와서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다.

'명가 재건'을 기치로 내건 삼성화재는 치열한 여름을 보내고 있다. 혹독한 팀 훈련에 체력 프로그램까지 추가돼 지칠 법도 한데, 김재휘에게 행복한 하루하루다.

김재휘는 새로운 팀에 대해 "모두가 간절하다. 잠재력이 무한하다. 내일을 향하는 팀은 발전한다"면서 가능성을 높게 봤다.

이어 "최근 지인으로부터 '다시 심장이 뛰는 남자가 됐다'는 따스한 메시지를 받았다"면서 "'뛰는 심장'이란 표현이 나를 채워줬다. 늘 흔들리지 않는 포기를 참 싫어한 선수로 기억되고 싶다. 중요한 건 자세다. 나를 통해 아픔을 겪는 선수들이 버텨낼 수 있었으면 한다"고 희망의 메시지를 전했다.

dyk060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