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국생명 새 주장 김수지 "공격 더 많이 시도…후회 남기지 않겠다"

지난 시즌 FA로 흥국와 준우승…데뷔 20주년 맞아

흥국생명의 새 주장 김수지 (흥국생명 배구단 제공)

(서울=뉴스1) 이재상 기자 = 여자 프로배구 흥국생명의 새 주장이 된 김수지(37)가 다가올 시즌 후회 없이 모든 것을 쏟아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FA로 흥국에 합류해 아쉽게 준우승에 그쳤으나 이번 시즌에는 다를 것이라고 자신했다.

흥국생명은 지난 25일부터 중국 상하이에서 담금질에 나섰다. 과거 김연경이 뛰었던 상하이 브라이트 유베스트에서 이달 말까지 훈련한다.

팀의 새 주장을 맡게 된 김수지는 벌써 데뷔 20주년이 됐다. 2006년 현대건설에서 프로 데뷔한 그는 흥국생명, IBK기업은행 등을 거쳐 다시 흥국생명 유니폼을 입었다.

그는 "고등학교 졸업할 때만 해도 프로에서 20년을 뛸 것이라 생각하지 못했다"며 "다가올 시즌이 스무 번째 시즌인지도 잘 몰랐는데 팬들이 알려주셨다"고 전했다.

데뷔 후 큰 부상이 없었던 김수지는 꾸준함의 상징이다. 자기 관리가 철저한 덕이다.

그는 "키에 비해 유연한 편이라 큰 부상을 잘 당하지 않는 편"이라면서 "배구 외에는 과한 다른 활동을 하지 않는다. 비시즌에는 주로 쉬고 혼자 있을 때는 누워 있는다"고 웃었다.

김수지는 체중 변화에도 민감하다. 그는 "먹으면 찌는 스타일이라 관리를 해야 한다. 민감하게 생각해서 좀 쪘다 싶으면 덜 먹는 패턴"이라고 설명했다.

마르첼로 아본단자 감독은 이번 시즌을 앞두고 김수지에게 주장을 맡겼다. 그만큼 신뢰가 있다는 방증이다. 그는 "아본단자 감독님이 '네가 했으면 좋겠다'고 하셨다"며 "그래서 알겠다고, 주장을 맡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김수지에게는 오랜 친구이자 팀 동료인 김연경의 존재가 든든하다. 그는 "연경이가 옆에 있고 나눠 가질 수 있어서 다행"이라면서 "주장이란 자리가 늘 부담스럽지만 연경이가 있어서 이전에 주장했을 때보다는 조금 더 가벼운 느낌"이라고 말했다.

지난 시즌 준우승은 김수지를 더 단단하게 했다. 그는 "이적 첫 시즌이라 굉장히 정신없이 지나갔다"며 "마무리가 아쉽지만 그래도 얻은 것이 많았다"고 돌아봤다.

28일 오후 경기 수원시 장안구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도드람 2023~2024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 1차전 흥국생명과 현대건설의 경기, 2세트 흥국생명 김연경과 김수지(오른쪽)가 귓속말을 나누고 있다. 2024.3.28/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아본단자 감독은 다가올 시즌 중앙의 비중을 높이겠다고 공언했다. 이동 공격이나 속공이 많은 김수지도 해야 할 일이 더 많아졌다.

그는 "지난 시즌보다 긍정적인 것은 훈련 때도 그런 쪽(중앙 활용)으로 하고 있다"며 "이전보다 시도가 많이 되고 있다. 점유율이 올라가는 것은 굉장히 긍정적이다. 결국 가운데 비중이 올라가야 양 사이드도 뚫린다. 다가올 시즌에는 더 많이 공격하겠다"고 말했다.

서서히 은퇴도 바라볼 나이. 김수지는 지금 역할에 최선을 다한 뒤 후회를 남기고 싶지 않겠다고 했다.

그는 "꾸준히 내 역할을 하면서 마무리하고 싶다"며 "뛸 수 있을 때까지 최선을 다해 뛰겠다. 결국 감독님의 선택이다. 나름 노력해 보고 어딘가에서 '김수지가 필요하다'는 이미지가 있을 때까지 뛰겠다"고 했다.

지난 시즌 준우승을 했던 김수지는 이제는 가장 높은 곳을 바라본다. 그는 "지난 시즌에 좀 아쉽게 끝났으니 올 시즌에는 그런 아쉬움이 안 남았으면 좋겠다"면서 "아본단자 감독님의 배구에 적응했으니 스스로 만족스러운 경기가 늘었으면 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alexei@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