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국생명 감독 "김연경의 부담 줄이는 것이 이번 시즌 과제"
2022-23시즌부터 두 시즌 연속 준우승
- 이재상 기자
(서울=뉴스1) 이재상 기자 = 부임 후 두 시즌 연속 아쉬운 준우승을 했던 마르첼로 아본단자(이탈리아) 흥국생명 감독이 다가올 시즌 우선 과제로 '에이스 김연경(36)의 부담 줄이기'를 꼽았다.
흥국생명은 지난 25일부터 중국 상하이에서 담금질에 나섰다. 과거 김연경이 뛰었던 상하이 브라이트 유베스트에서 이달 말까지 훈련한다.
아본단자 감독은 이번 2024-25시즌을 앞두고 조직력을 끌어올리는 것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
지난 시즌을 돌아본 그는 "결과 자체는 만족스럽지 않다. 디테일적인 부분 때문에 리그 우승과 챔프전 우승을 놓쳤다"면서 "이번 시즌에는 세세한 부분이 많이 보강될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과거 유럽에서 페네르바체(튀르키예) 등 명문 팀을 맡아 우승 경험이 많은 아본단자 감독은 챔프전 트로피를 들기 위해 고민하고 있다.
그는 "가장 어려운 부분이지만 주전 선수를 포함해 모두가 끝까지 건강하게 부상 없이 시즌을 마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흥국생명은 선수단 변화도 컸다. 베테랑 리베로 김해란이 은퇴했고 주전 세터였던 이원정이 트레이드를 통해 페퍼저축은행으로 이적했다. 대신 세터 이고은이 합류했고, 아웃사이드 히터 최은지도 FA로 가세했다. 다만 국가대표 미들블로커 이주아(IBK기업은행)의 이탈은 아쉬운 부분이다.
우승을 노리는 흥국생명은 팀의 에이스인 김연경에게 많은 부담이 갈 수밖에 없는 상황.
아본단자 감독은 "김연경의 부담을 줄여주는 것이 리그 운영에 있어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며 "시즌 중 잘 쉬게 해야 한다. 우리 팀 아웃사이드 히터 선수들이 많이 성장해서 때때로 김연경 대신 뛰어줄 수 있었으면 한다"고 했다.
이어 "(김연경이) 지난 시즌처럼 매 경기를 다 소화하긴 어려울 것"이라면서 "리그를 다 소화하고 플레이오프, 챔프전까지 뛰다 보니 마지막에 지칠 수밖에 없었다"고 돌아봤다.
사령탑은 선수단의 많은 변화 속에 전체적인 전력 상승을 원하고 있다. 그는 "주전 7명이 아닌 12~13명의 선수가 다양하게 준비돼야 한다"면서 "어려운 부분이지만 잘 됐으면 한다"고 바람을 전했다.
흥국생명은 외국인 두 자리에 모두 변화를 줬다. 아시아쿼터로 중국의 미들블로커 황 루이레이를 택했고, 아포짓 스파이커로 튀르키예의 국가대표 출신 투르쿠 부르주를 픽했다.
아본단자 감독은 "FA에서 이주아를 잃으면서 아시아쿼터 한 자리를 미들블로커로 채우게 됐다"며 "아웃사이드 히터에는 FA로 영입한 최은지와 김미연도 있다. 김다은이나 정윤주처럼 어린 선수들의 분발이 필요하다"고 독려했다.
최근 몇 시즌 동안 세터 포지션의 문제로 어려움을 겪었던 흥국생명은 이숙자 세터 인스트럭터를 영입해 훈련을 함께하고 있다. 세터 이고은과 박혜진, 김다솔 등이 이숙자 인스트럭터의 지도를 받고 있다.
아본단자 감독은 "이숙자 인스트럭터와 많은 얘기를 나누며 선수들이 고치거나 보강해야 할 부분을 이야기했다"며 "내게 큰 도움이 된다. 지난 시즌 세터들의 중앙 활용이 떨어진 부분이 있었다. 이번 시즌에는 더 많이 요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다가올 시즌 각오에 대해서는 "지난 시즌보다 더 성장하는 모습을 보이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아본단자 감독은 2024 파리 올림픽 여자 배구에서 조국 이탈리아가 금메달을 획득하는 것을 보며 감동했다고 전했다. 아본단자 감독은 "대표팀에 있는 3명의 선수를 지도한 경험이 있어서 너무 행복했다"며 "올림픽 금메달이 없었는데 그 부분이 채워져서 기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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