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상의발리톡] OK 새 야전사령관 노리는 박태성 "내게 기회가 왔다"

인하대 다관왕 이끈 2년차…OK 주전 세터로 낙점

OK금융그룹의 세터 박태성. ⓒ News1 이재상 기자

(용인=뉴스1) 이재상 기자 = "고난과 역경을 이겨내는 것을 즐깁니다."

남자 프로배구 OK금융그룹의 새 '야전사령관'으로 낙점받은 박태성(23)은 흔히 말하는 '기질'이 돋보이는 선수다.

대전중앙고, 인하대 시절 주전 세터를 지냈던 그는 일찌감치 지도자들로부터 '강심장'이 돋보인다는 평가를 받았다.

2023-24시즌 1라운드 3순위로 OK금융그룹에 입단한 박태성은 다가올 시즌 팀의 주전 세터 중 유력한 후보로 꼽힌다. 베테랑 이민규(32)가 아직 재활 중인 가운데 박태성은 구단에서 기대하는 세터 중 한 명이다.

최근 경기 용인의 OK금융그룹 훈련장에서 만난 박태성은 "오기노 마사지 감독님도 저와 (강)정민이한테 팀의 운명이 달렸다는 말씀을 많이 해주셔서 책임감을 많이 느끼고 있다"며 "프로라면 당연히 기대에 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데뷔 시즌 18경기에 출전한 그는 주전보다는 코트 밖에서 지켜보는 시간이 많았다. 배구를 시작한 뒤 줄곧 주전으로만 뛰었던 박태성에게는 익숙하지 않은 풍경이었으나 그는 이러한 경험이 큰 도움이 됐다고 전했다.

다가올 시즌 새 주전 세터를 노리는 OK금융그룹 박태성(한국배구연맹 제공)

박태성은 "배구하면서 코트 밖에서 있었던 것은 처음 경험해 보는 것이었다"며 "밖에서 지켜보니 오히려 전체적인 흐름이 보이더라. 내게는 굉장히 뜻깊은 시간이었다"고 돌아봤다.

지난 시즌 준우승을 했던 OK는 다가올 2024-25시즌 변화를 꾀한다. 주전 세터뿐 아니라 외국인 선수도 두 자리 모두 바뀌었다. 주포였던 레오나르도 마르티네스(등록명 레오·현대캐피탈)와 재계약을 하지 않고 대신 이탈리아 출신 아포짓 스파이커 마누엘 루코니, 아시아쿼터로 중국의 아웃사이드 히터 장빙롱과 계약했다.

변화 속에서도 사령탑을 향한 박태성의 믿음은 확고했다. 그는 "프로에 와서 진정한 '원 팀'이라는 것을 많이 배웠다"며 "처음에는 어려움도 있었지만 우린 준우승이라는 결과로 증명했다고 생각한다. 감독님을 믿고 의지하기 때문에 더 빠른 배구로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 자신한다"고 말했다.

이어 "외국인이 모두 바뀌었지만, 더 낮고 빠른 배구로 준비하고 있다"면서 "확실히 재미있다. 최근 일본이 국제 대회에서 잘하지 않나. 그러한 색깔로 준비한다면 우리도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오기노 감독과 대화를 나누고 있는 OK금융그룹 세터 박태성(한국배구연맹 제공)

일본은 전날(1일) 끝난 국제배구연맹(FIVB) 발리볼네이션스리(VNL)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며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지난해 3위에 이어 올해 2위에 오르며 정상급 반열에 올랐다.

새로운 도전을 앞둔 박태성의 얼굴에서 두려움보다는 설렘의 미소가 보였다.

그는 "부담도 있지만 책임감도 있다"며 "난 항상 이런 걸 정말 좋아한다. 고난과 역경을 즐기는 타입이다. 내게는 큰 선수가 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왔다"고 말했다.

박태성은 지난 시즌 준우승보다 더 높은 곳을 바라본다.

그는 "2023-24시즌에는 플레이오프를 목표로 했는데 챔프전까지 올라갔다"면서 "이제는 모두가 우승을 목표로 한다. 선수들도 똘똘 뭉쳐서 해보자는 의지가 강하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OK금융그룹 세터 박태성(한국배구연맹 제공)

alexei@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