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배들만의 잘못 아냐, 함께 극복해야"…전설들이 여자배구에 전하는 메시지
김연경, 국가대표 은퇴 미디어데이서 소신 발언
여자배구, VNL 30연패 등 국제무대에서 침체기
- 안영준 기자
(서울=뉴스1) 안영준 기자 = '배구 여제' 김연경(흥국생명)을 포함한 전설들이 최근 부진에 빠진 여자배구를 향해 "후배들만의 잘못이 아니다. 함께 고민해서 해결책을 찾고 이겨나가자"는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
김연경을 포함해 한송이(은퇴), 황연주(현대건설), 김수지(흥국생명), 양효진(현대건설), 배유나(도로공사)는 7일 잠실실내체육관 보조구장에서 열린 'KYK 인비테이셔널 2024' 미디어데이에 참석, 김연경 국가대표 은퇴식과 관련한 각오와 소감 등을 전했다.
KYK 인비테이셔널 2024는 김연경이 직접 추진한 자신의 국가대표팀 은퇴 이벤트 매치로, 8일에는 한국 여자배구 전현 국가대표팀 선수들이 맞대결을 펼치고 9일에는 김연경과 함께 해외에서 뛰었던 외국 선수들이 '김연경 초청 올스타전'을 갖는다.
이날은 김연경의 국가대표 은퇴와 관련된 이야기가 주를 이뤘지만, 최근 침체한 여자배구와 관련된 이야기도 빼놓지 않고 나왔다.
한국 여자배구는 2020 도쿄 올림픽에서 4강 신화를 쓰며 황금기를 맞았으나 김연경의 은퇴 이후로는 국제 무대에서 경쟁력을 잃고 있다.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에서는 30연패라는 역대 최다 연패 불명예를 썼다. 최근에는 1승을 거두기는 했으나 이후 다시 4연패 늪에 빠졌다.
김연경은 "후배들의 성적이 좋지 않아 나도 아쉽고 안타까운 마음이 크다"고 말한 뒤 "성적이 좋지 않더라도 선수들이 끝까지 포기하지 않아야 한다. 사람들도 계속 관심을 가져주셔야 다시 좋은 시간이 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 배구는 국가대표가 아니라 V리그를 중심으로 돌아가니 대표팀 성적이 잘 나오기가 쉽지는 않다"면서 "선수들이 전지훈련 등 국가대표팀 일정에 더 힘을 쏟을 수 있도록 배구계 전체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소신 발언도 더했다.
국가대표팀 은퇴에 이어 지난 시즌 현역 선수 은퇴까지 선언한 한송이는 "지금 여자배구는 과도기에 있다. 후배들만의 잘못은 아니다.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선수들은 물론 배구계 전체가 나서서 미래와 방향성에 대한 해답을 찾아야 한다"는 견해로 동생들을 감쌌다.
양효진 역시 "많은 사람들이 (김)연경 언니가 현역에서 뛸 때는 늘 꽃을 피웠다고 생각하는데, 사실은 그때도 힘든 시기가 있었다. 당시 선수들은 대표팀에 올 때마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그런 순간들을 다 이겨내고 긴 시간이 쌓인 끝에 황금기가 온 것이다. 그런데 요즘은 사람들이 너무 쉽게 (황금기가) 다시 와야 한다고 바라는 느낌이다. 솔직히 그건 힘든 일"이라고 냉정하게 짚었다.
후배들의 VNL 경기를 라이브로 챙겨보고, 30연패를 끊는 첫 승의 순간도 지켜봤다는 배유나 역시 "지금은 힘든 시기지만, 질타보다는 많은 응원과 격려를 부탁드린다"고 후배들에게 힘을 실었다.
한편 2024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에서 1승7패를 기록 중인 한국 여자배구대표팀은 12일부터 일본 후쿠오카에서 열리는 3주 차 일정에 돌입한다.
한국은 12일 일본, 13일 프랑스, 14일 이탈리아, 16일 네덜란드를 각각 상대한다.
tree@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