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석·허수봉·임동혁 없이도 선전하는 한국…'젊은 피' 세대교체 진행 중
어린 신호진, 김지한, 이상현 등 20대 중반 선수들 활약
강호 카타르 제압…라미레스 감독 부임 후 AVC컵 2연승
- 이재상 기자
(서울=뉴스1) 이재상 기자 = 세대교체를 선언한 '라미레스호'가 '젊은 피'를 앞세워 신바람을 내고 있다.
이사나예 라미레스(브라질)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3일(현지시간) 바레인 마나마에서 열린 2024 아시아배구연맹(AVC) C조 조별리그 2차전에서 카타르를 세트 스코어 3-2(25-16 19-25 25-16 22-25 20-18)로 눌렀다.
전날 인도네시아를 3-0으로 꺾은 한국은 조 1위로 8강 진출을 확정했다. 한국은 A조 2위와 4강 진출을 다툰다.
한국 남자 배구는 계속 어려움을 겪고 있다. 임도헌 감독이 이끌던 남자 배구대표팀은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인도, 파키스탄에 덜미를 잡히는 등 고전 끝에 7위에 머물렀다. 기존의 강호 중국, 이란, 일본뿐 아니라 서아시아 팀들에게도 밀리며 부진이 이어졌다.
설상가상으로 대표팀의 세대교체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지난해 아시안게임에 1985년생인 베테랑 세터 한선수(대한항공)가 '소방수'로 출전했을 정도다. 얼마 전까지 신영석(38·한국전력) 등 노장 선수들이 대표팀의 주축으로 활약했다.
올해 지휘봉을 잡은 라미레스 감독은 일찌감치 세대교체를 1차 목표로 세우고 대표팀 명단을 꾸렸다. 이우진(19·베로발리몬자), 최준혁(인하대), 한태준(이상 20·우리카드) 등 어린 선수들을 대거 발탁하며 적극적인 세대교체에 나섰다.
하지만 출항도 하기 전부터 어려움이 닥쳤다. 대표팀 주축이었던 허수봉(26·현대캐피탈), 정지석(29·대한항공)이 부상으로 이탈한 것. 여기에 허수봉과 함께 주전 아포짓 스파이커인 임동혁(25·국군체육부대)도 입대로 인해 이번 대표팀 명단에서 빠졌다.
주변의 우려가 컸으나 라미레스호는 산뜻한 출발을 보이고 있다.
아직 2경기에 불과하지만 인도네시아를 완파했고, 최근 절대 약세를 보였던 카타르마저 잡아냈다. 좌우 쌍포인 김지한(25·우리카드), 신호진(23·OK금융그룹)에 임성진(25·한국전력) 등도 제 몫을 했다.
주장인 세터 황택의(28·국군체육부대)의 안정된 볼 배급과 함께 중앙에 자리한 이상현(25·우리카드), 차영석(30·현대캐피탈)도 기대 이상의 활약을 하고 있다.
라미레스 감독은 최준혁, 이우진 등 어린 선수들도 틈틈이 코트를 밟게 하며 실전을 통해 경험을 쌓게 하고 있다.
젊은 피로 똘똘 뭉친 한국은 이번 대회 우승을 통해 국제배구연맹(FIVB) 발리볼 챌린저 남자배구대회 출전권 획득에 도전한다. FIVB 발리볼 챌린저 대회에서도 우승을 차지하게 되면 꿈의 무대로 불리는 2025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에 출전할 수 있다.
한국은 지난해 AVC 챌린지컵 준결승에서 복병 바레인에 패해 챌린저 대회 출전권을 획득하지 못했다. 공교롭게도 당시 바레인 사령탑이 현재 라미레스 감독이다.
alexe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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