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부터 함께하는 모랄레스 감독…침체된 한국 배구, 희망 볼까

모랄레스, VNL 앞두고 처음부터 선수단과 동행…공격 배구 강조

페르난도 모랄레스 여자배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1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중앙여자고등학교 체육관에서 열린 공개 훈련에서 선수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24.5.1/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서울=뉴스1) 김도용 기자 = 최근 국제 무대에서 거듭된 부진으로 체면을 구긴 한국 여자배구가 페르난도 모랄레스 감독 체제에서 반등을 노린다. 모랄레스 감독은 소집 첫날부터 선수단과 함께하며 자신의 철학을 주입,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모랄레스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 배구대표팀은 1일 서울 서대문구의 중앙여고에서 공개 훈련을 진행, 국제배구연맹(FIVB)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를 위한 준비 과정을 팬들에게 알렸다.

2021년 도쿄 올림픽에서 준결승에 오르는 등 세계 정상급의 기량을 자랑했던 한국 여자 배구는 김연경, 김수지(이상 흥국생명), 양효진(현대건설) 등 베테랑들이 은퇴하면서 내리막길을 걸었다.

여자 배구대표팀은 지난 2년 동안 VNL에서 전패를 당하며 27연패라는 수모를 겪었고, 2024 파리 올림픽 세계 예선에서도 7전 전패로 고개를 숙였다. 아시아선수권에서 역대 최악인 6위,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도 5위로 무관에 그쳤다.

국제 무대 부진으로 대중의 관심도 멀어졌다. 일반적으로 진천에서 진행했던 공개 훈련을 서울에서 진행한 이유이기도 하다.

결국 대표팀을 2년간 이끌었던 세자르 에르난데스 감독은 사실상 경질됐고 모랄레스 감독이 지휘봉을 잡았다.

모랄레스 감독 체제에서 한국은 VNL에 출전, 무승의 부진 탈출을 노린다. 이를 위해 모랄레스 감독은 지난달 15일부터 진천 선수촌에서 선수들과 함께하며 자신이 추구하는 배구를 주입하고 있다.

지난해 에르난데스 감독이 VNL 개막 이틀을 앞두고 대표팀에 합류한 것과 비교하면 큰 차이다. 당시 에르난데스 감독은 비대면으로 훈련에 대해 피드백했지만 함께 팀에서 호흡을 맞추는 것과는 분위기가 다를 수밖에 없다.

여자배구 국가대표팀 선수들이 1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중앙여자고등학교 체육관에서 열린 공개 훈련에서 러닝을 하며 몸을 풀고 있다. 2024.5.1/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정지윤(현대건설)은 "올해는 훈련 처음부터 감독님께서 함께하고 있어 준비가 잘 되고 있다. 상대 팀들이 강하지만 준비만 잘하면 승산이 있을 것"이라면서 "그동안 VNL에서 못 이겨 씁쓸하고 참담했는데, 이번에는 꼭 승리하겠다"고 다짐했다.

모랄레스 감독은 선수들과 함께하면서 플레이에 자율성을 부여, 창의력을 높이면서 적극적인 경기를 통해 공격력 강화를 주문하고 있다.

이날 훈련 때도 모랄레스 감독은 "그동안 준비한 대로 공격적인 경기 운영을 해야 한다. 그 과정에서 나오는 범실은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고 독려했다. 실제로 선수들이 훈련 중 자신 있는 공격을 펼칠 때 모랄레스 감독은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더불어 모랄레스 감독은 거듭된 실패로 주눅이 든 선수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주는 데 힘을 쏟고 있다.

대표팀의 에이스 강소휘(한국도로공사)는 "2년 연속 단 1승도 못해 선수들 자신감이 떨어졌는데, 감독님께서 '괜찮다, 시도해 봐라'며 격려해 주셔서 자신감을 갖고 경기에 임하려고 한다"며 모랄레스 감독으로 바뀐 팀 분위기를 전했다.

선수들도 적극적이다. 대표팀의 주장 박정아(페퍼저축은행)와 베테랑 표승주(정관장)는 몸 상태가 완벽하지 않음에도 몸을 사리지 않으며 후배들에게 모범을 보인다. 후배들을 살뜰히 챙기면서 팀 분위기를 띄우는 것도 고참들의 몫이다.

전보다 더욱 체계적으로 준비하며 자신감까지 끌어올린 선수단은 올해는 연패를 끊겠다는 각오다. 정지윤은 "그동안 VNL에서 못 이겨 씁쓸하고 참담했는데, 이번에는 꼭 승리하겠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한국은 오는 7일 오후 브라질로 출국, 현지 적응을 한 뒤 15일 중국전을 치르며 2024 VNL을 시작한다. 이후 한국은 19일까지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경기를 치른 뒤 28일부터 6월 2일까지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 6월 11일부터 16일까지 일본 후쿠오카에서 대회를 펼친다.

dyk060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