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명 아닌 팀으로"…김연경 없이 도약하려는 '모랄레스호' 출사표

위기의 여자배구대표팀, 새 외인 감독과 함께 출항

이싸나예 라미레즈 대한민국 남자배구 국가대표팀 감독(왼쪽)과 페르난도 모랄레스 여자배구 대표팀 감독이 25일 오전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대한민국 배구 국가대표팀 신임 감독 기자회견'을 마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4.4.25/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서울=뉴스1) 안영준 기자 = 페르난도 모랄레스 신임 감독이 이끄는 여자배구대표팀이 '팀 배구'를 앞세워 다시 뛴다.

대한배구협회는 25일 올림픽파크텔에서 페르난도 모랄레스(푸에르토리코) 여자 대표팀 신임 감독과 이사나예 라미레스(브라질) 남자 대표팀 신임 감독의 합동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많은 배구 팬들의 시선은 위기의 여자배구 대표팀 소방수로 나선 모랄레스 감독이 어떤 철학과 각오를 갖고 있느냐에 쏠렸다.

최근 여자배구 대표팀은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에서 2년 연속 전패(24패)를 기록하는 등 국제무대서 경쟁력을 잃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김연경(흥국생명)이 태극마크를 반납한 지도 어느덧 3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그의 빈자리를 메우지 못한 모습이다.

이는 고스란히 새 사령탑이 넘겨받을 가장 중요한 미션이 됐는데, 모랄레스 감독은 '팀 배구'를 극복 방안으로 내놓았다.

최근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대한민국 여자 배구대표팀. 2023.6.27/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모랄레스 감독은 "김연경이 빠진 이후 한국 여자배구가 힘들다는 건 이제 더는 비밀도 아니다"라면서 "앞으로는 김연경 한 명이 아닌 팀으로 플레이해야 한다. 어차피 한 선수가 40점 이상을 해줄 수는 없다. 그러니 모든 선수가 공격하고 고르게 득점하는 배구를 준비할 것"이라고 계획을 전했다.

과거 푸에르토리코 여자대표팀 감독을 역임, 세계 랭킹 16위까지 끌어올렸던 바 있는 모랄레스 감독은 "푸에르토리코에도 브리트니 아베크롬비라는 특출한 한 명의 선수가 있었다. 하지만 우리는 그가 없이도 좋은 경기를 했다. 스타 플레이어의 공백을 팀으로 메운다면, 한국 여자배구가 바라는 세대교체를 성공적으로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모랄레스 감독은 이를 위해 팀 전체의 체질 개선을 시작했다. 이미 진천 선수촌에 소집해 담금질을 시작한 모랄레스 감독은 "득점 분포를 고르게 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우리는 체격 조건이 좋은 팀도 아니고, 키가 크거나 체력이 좋은 팀도 아니다. 그래서 낮고 빠른 공격을 통해 상대 블로커가 자리 잡기 전에 공격하려 한다"면서 "모두가 공격에 가담하는 배구를 할 것"이라고 훈련 상황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국 선수들은 전체적인 기본기가 좋다는 게 장점이다. 그래서 새로운 시스템을 빠르게 습득해 주고 있다"며 기대를 표했다.

새로운 배구 컬러와 새로운 감독으로 무장하는 한국 여자배구대표팀은 오는 5월 14일부터 시작되는 2024 VNL에 출격, 재도약을 시작할 예정이다.

tr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