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이나 무관' 현건 vs '리버스 스윕패 악몽' 흥국…챔프전은 恨의 매치
현건, 코로나 등 악재에 축배 못 들어…강성형 감독 첫 우승 도전
흥국, 작년 챔프전서 2연승 뒤 충격의 '패패패'…김연경 꿈 이룰까
- 권혁준 기자
(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최근 몇 시즌 간 '최강'으로 군림했지만 우승은 없었던 현대건설. 작년 시즌 우승 눈앞에서 '리버스 스윕패'의 악몽을 겪었던 흥국생명. 우위를 가리기 힘든 '한풀이' 맞대결에서 웃는 쪽은 어디일까.
흥국생명은 지난 26일 인천삼산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4 V리그 여자부 플레이오프(3전 2선승제) 3차전에서 정관장을 3-0으로 꺾고 2승1패로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했다.
이로써 정규리그 1위 현대건설과 2위 흥국생명이 여자부 최종 우승 트로피를 두고 다투게 됐다. 이들은 28일부터 5전 3선승제의 맞대결로 승부를 가린다.
정규시즌 내내 선두 다툼을 했던 팀들이 결국 마지막까지 남았다. 객관적인 전력이나 기세 등에서 우열을 가리기 힘든 승부다.
특히 양 팀 모두 우승에 목이 말라 있다는 점이 비슷하다. 우승하지 못한 '한'이 서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대건설은 최근 몇 시즌 동안 여자부 강팀으로 군림했지만, 단 한 번도 '우승 축배'를 들지 못했다.
2019-20시즌, 2021-22시즌엔 두 차례나 정규리그 '독주'를 펼쳤지만 전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두 번 모두 시즌이 조기 종료됐다.
때마침 2019-20시즌부터 V리그는 '우승' 타이틀을 정규리그가 아닌 챔피언결정전에만 부여하기로 했기에, 현대건설은 '최강팀'이지만 '우승팀'은 아니었다.
코로나 정국이 마무리된 지난 시즌엔 부상 악령에 울었다. 정규리그 중반까지 선두를 질주하다 외인 야스민 베다르트와 리베로 김연견 등이 부상으로 이탈했고 이로 인해 정규리그 2위, 플레이오프에선 한국도로공사에 '충격의 업셋'을 당했다.
올 시즌에도 비슷한 흐름이었는데 끝은 달랐다. 시즌 중반 부침을 겪으며 끝까지 흥국생명과 접전을 벌이던 현대건설은 최종전을 승리하며 자신들의 힘으로 정규리그 1위를 확정했다.
현대건설이 챔프전에 직행한 것은 2011년 이후 13년만으로, 어느 때보다 우승 가능성은 높다.
남자부에서 여자부 감독으로 넘어온 뒤 현대건설을 강호로 이끈 강성형 감독 역시 커리어 첫 우승을 넘보고 있다.
이에 맞서는 흥국생명 역시 '한'이 깊다. 정규리그 역전 1위를 차지했던 지난해, 우승에 단 1승을 남겨두고 '리버스 스윕패'의 희생양이 됐기 때문이다.
흥국생명은 지난 시즌 챔프전에서 도로공사를 상대로 홈에서 먼저 2승을 따내며 기세를 올렸다. 하지만 3, 4차전 원정경기를 내리 내준 데 이어 홈으로 돌아온 5차전마저 풀세트 끝에 패하면서 우승을 눈앞에서 놓쳤다.
올 시즌은 정규리그 2위로 플레이오프를 거치는 등 체력적인 부담은 더 크지만 우승을 향한 열망만큼은 누구보다 크다.
특히 '배구 여제' 김연경의 입장에서도 선수 생활 막바지 '우승'으로 한풀이를 하고픈 생 생각이 크다.
김연경은 국내에 돌아왔던 2020-21시즌에도 팀을 이끌었지만, 이재영-이다영 자매의 '학폭 사태' 등으로 분위기가 뒤숭숭해진 끝에 챔프전에서 준우승에 머문 기억이 있다.
여기에 지난 시즌에도 또 한 번의 준우승을 추가했던 김연경은, 이번에야말로 물러설 수 없다는 각오다.
정규시즌 맞대결에선 흥국생명이 4승2패로 우위를 점했다. 특히 시즌 막바지인 5, 6라운드 맞대결에서 모두 3-0의 셧아웃 승리를 거뒀다는 점은 흥국생명의 자신감을 키운다.
다만 플레이오프 3차전까지 치르면서 체력적인 부담이 크다는 점은 현대건설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1, 2차전을 홈에서 먼저 치른다는 점 또한 현대건설의 이점이다.
starburyn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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