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의 기운' 품은 김연경 '우승 한풀이' 가능할까…현대건설과 선두 경쟁
김연경 흥국 복귀 후 챔프전 우승 없어
- 이재상 기자
(서울=뉴스1) 이재상 기자 = '용의 기운'을 품은 김연경(36·흥국생명)이 2024년 갑진년(甲辰年)에는 우승 한풀이를 할 수 있을까.
김연경이 이끄는 흥국생명은 11일 현재 21승6패(승점 59)로 선두 현대건설(승점 65)에 이어 여자부 2위에 자리하고 있다.
1988년 2월생으로 용띠인 김연경에게 2023-24시즌 V리그 우승은 그 어느 때보다 간절하다.
김연경은 당초 지난 시즌을 마친 뒤 은퇴할 것이란 예상이 많았다. 하지만 팀의 준우승과 함께 방향이 바뀌었다. 흥국생명이 아쉽게 한국도로공사에 패해 준우승에 그쳤고, 김연경은 고민 끝에 현역 연장을 결정했다.
지난 시즌을 마치고 첫 FA 자격을 얻은 김연경은 현대건설로의 이적도 고민했으나 결국 자신이 V리그에서 줄곧 뛰었던 흥국생명의 잔류를 선택했다. 마르첼로 아본단자 흥국생명 감독의 설득이 통했다.
다시 핑크색 유니폼을 입은 김연경은 총 보수 7억7500만원으로 박정아(페퍼저축은행)와 함께 여자부 '연봉 퀸'에 이름을 올렸다. 흥국생명이 FA로 '절친' 김수지까지 영입해 더 의지가 크다.
하지만 현재까지의 과정은 순탄하지 않다. 최근 몇 년 간 좋은 성적을 내고도 뒷심 부족과 운이 따르지 않아 우승 트로피를 들지 못했던 현대건설이 강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양효진이 버티는 현대건설은 위파위 시통(아시아쿼터), 모마 바소코(외국인)를 영입하며 전력을 충실히 보강했고 올 시즌 유력한 1위 후보로 꼽히고 있다. 국가대표 주전 세터 김다인, 리베로 김연견을 중심으로 한 조직력이 탄탄하다는 평가다.
그러나 흥국생명도 매섭게 현대건설을 추격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부진했던 외국인 선수 옐레나 므라제노비치와 계약을 해지하고 대체 외인으로 '랜디 존슨의 딸' 윌로우 존슨을 영입하며 분위기를 바꿨다. 왼손잡이 아포짓 스파이커인 윌로우는 김연경에 지나치게 의존했던 팀 공격에 활로를 뚫어주고 있다.
무엇보다 김연경 스스로 우승 트로피를 들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김연경은 과거 3차례 흥국생명에서 우승을 차지한 경험이 있으나 일본, 튀르키예, 중국 등을 거쳐 2020-21시즌 V리그로 돌아온 뒤에는 아직까지 정상에 오르지 못했다.
2020-21시즌에는 GS칼텍스에 밀려 준우승을 기록했던 김연경은 2021-22시즌에는 중국에서 보냈고, 2022-23시즌 다시 복귀 후에도 정상에 이르지 못했다.
흥국생명은 지난 시즌 정규리그 1위를 차지하고도 챔프전에서 한국도로공사에 먼저 2승을 한 뒤 3연패를 당해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시즌 전부터 "통합 우승"을 이야기 했던 김연경은 팀 동료들을 이끌며 개인 통산 흥국생명에서의 4번째 정상 등극을 위해 모든 것을 쏟아내고 있다.
김연경은 올 시즌 공격 종합 2위, 후위 공격 3위, 득점 7위, 시간차 공격 3위, 리시브와 오픈 5위, 퀵오픈 6위 등 거의 전 부분에 걸쳐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며 건재함을 자랑하고 있다. 특히 20점 넘어 클러치 상황에서 극강의 결정력을 자랑한다.
그는 이번 시즌에도 2라운드 최우수선수(MVP)에 오르는 등 만점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배구 황제'로 불리는 김연경이 지난해의 아쉬움을 털어내고 V리그 우승과 함께 기분 좋게 '라스트 댄스'를 출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alexe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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