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리그포커스] 철저한 준비, 이유 있는 우리카드 독주…KB손보는 답답 행보

다 바꾼 우리카드, 8승1패로 개막 후 상승세
KB손보, 아웃사이드 히터 부재 속에 어려움

9일 오후 서울 중구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2023-2024 도드람 V-리그 남자부 2라운드 우리카드와 한국전력의 경기에서 3대1로 승리한 우리카드 선수들이 기뻐하고 있다. 2023.11.9/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서울=뉴스1) 이재상 기자 = 다 바꾼 남자 프로배구 우리카드가 초반 9경기에서 8승을 수확하며 선두를 질주하고 있다. 반면 일부 선수들의 공백을 메우지 못한 KB손해보험은 개막전 승리 후 9연패의 부진에 빠졌다.

20일 현재 우리카드는 8승1패(승점 22)로 단독 선두를 질주하고 있다. 2위인 대한항공(6승3패·승점 19), 삼성화재(승점 16·6승3패), OK금융그룹(승점 15·6승3패)을 따돌리고 순위표 맨 윗자리에 자리하고 있다.

사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우리카드에 대한 전망은 썩 밝지 않았다. 주포인 나경복(국방부)이 FA를 통해 KB손해보험으로 입단했고, 주전 세터였던 황승빈(KB손해보험)도 트레이드를 통해 팀을 떠났다.

우리카드 김지한이 9일 오후 서울 중구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2023-2024 도드람 V-리그 남자부 2라운드 우리카드와 한국전력의 경기에서 공격하고 있다. 2023.11.9/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우리카드 김지한을 비롯한 선수들이 9일 오후 서울 중구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2023-2024 도드람 V-리그 남자부 2라운드 우리카드와 한국전력의 경기에서 득점을 기뻐하고 있다. 2023.11.9/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외국인 선수 교체에, 주전 세터와 아웃사이드 히터 등 절반 이상의 멤버가 바뀌면서 이에 대한 물음표가 붙었다.

하지만 '봄 배구 전도사'로 2018년 부임 이후 한 번도 포스트시즌 진출을 놓치지 않았던 신영철 우리카드 감독은 철저하게 시즌을 준비했다.

지난해 팀의 토종 간판으로 성장한 김지한과 함께 트레이드로 친정 팀에 돌아온 한성정을 왼쪽에 배치했다. 여기에 마찬가지로 트레이드로 합류한 송명근, 서브가 좋은 정성규 등이 뒤를 받치는 양상이다.

외국인 선수로 아포짓 스파이커 마테이 콕을 점찍은 신 감독은 아시아쿼터 7순위로 데려온 잇세이 오타케를 미들블로커로 준비시키며 높이 보강에도 힘썼다. 미들블로커에 박진우, 박준혁, 이상현, 김재휘, 최석기, 김완종 등이 많았음에도 포지션별로 2배수에 가까운 선수를 준비했다.

우리카드 잇테이와 한태준이 9일 오후 서울 중구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2023-2024 도드람 V-리그 남자부 2라운드 우리카드와 한국전력의 경기에서 한국전력 타이스의 공격을 블로킹 하고 있다. 2023.11.9/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가장 약점으로 꼽혔던 세터 포지션의 경우 고졸 2년차인 한태준이 최고 세터 출신인 신 감독의 지도를 받아 빠르게 성장하며 자리를 잡았다.

하지만 뚜껑을 열자 기대 이상이었다. 한태준을 중심으로 마테이, 김지한의 좌우 쌍포가 위력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기본기가 좋은 잇세이와 안정된 리시브를 받치는 한성정 등이 모두 자신의 위치에서 고른 활약을 펼치고 있다.

아직 V리그 우승이 없는 우리카드는 이번 시즌 'V1'을 향해 초반 질주하고 있다.

반면 KB손보는 답답한 모습이다.

늑골 골절로 이탈한 황경민 (한국배구연맹 제공)

시즌 전부터 주전 세터 황택의(국군체육부대)의 이탈 등으로 약체라는 평가를 받았던 KB손보였으나 길어지는 연패 속에 자신감을 잃어가고 있다.

KB손보는 트레이드를 통해 우리카드로 떠난 한성정, 박진우 등의 공백을 쉽게 메우지 못하고 있으며, 설상가상으로 토종 에이스 황경민이 늑골 골절로 인해 이탈했다. 황경민은 한 달 가깝게 출전이 어려운 상황.

여기에 아시아쿼터 드래프트를 통해 대만 출신의 아웃사이드 히터 리우훙민이 합류했으나 공격력은 기대 이하다. 그러다 보니 매 경기 비예나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답답한 경기가 반복되고 있다.

잘 싸우고도 후반 들어 비예나의 체력이 떨어져서 패하는 경기가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또한 후인정 KB손보 감독은 "트레이드를 통해 미들블로커를 보강하고 싶다"는 뜻을 여러 차례 밝혔으나 카드를 맞추기가 쉽지 않다.

후 감독은 "황경민이 빠져서 레프트로 들어가는 선수들마다 공격성공률이 너무 안 나온다. 거기서 성공률을 끌어 올려야 한다"며 "자꾸 지다보니 선수들도 답답하고 힘들어 한다. 빨리 연패를 끊어낼 수 있도록 더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KB손해보험 비예나 (한국배구연맹 제공)

alexei@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