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가 누군가에겐 기회…대한항공에 또 다른 스타가 이륙한다

정한용, 29점으로 맹활약
대한항공, 주전 줄부상 속 KB에 3-2

정한용(KOVO제공)

(인천=뉴스1) 안영준 기자 = 남자 프로배구 대한항공에 또 다른 스타가 이륙한다. 주전들이 줄부상을 당한 위기 상황에서 해결사로 부상한 프로 3년차 '아웃사이드 히터' 정한용이 주인공이다.

대한항공은 지난 28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KB와의 2023-24시즌 도드람 V리그 남자부 1라운드 홈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2(25-23 23-25 25-20 21-25 15-10)로 이겼다.

정지석, 곽승석, 김민재 등 주축 선수들이 부상으로 빠진 대한항공은 지난 두 경기서 모두 풀세트끝에 연달아 패배했다.

하지만 이날은 모처럼 값진 승리를 따냈다. 그 중심엔 주축들의 공백을 말끔하게 메운 정한용이 있었다.

지난 시즌을 통틀어 135점을 기록했던 정한용은 이날만 29점을 획득, 종전 18점을 넘어 자신의 한 경기 최다 득점 기록을 경신했다. 이번 시즌 총 득점은 이미 지난 시즌의 절반을 넘어선 77점이다.

정한용은 "아픈 형들이 많아 형들에게나 팀에게는 안 좋은 일이지만, 내게는 좋은 기회가 온 셈이다. 경기가 너무 뛰고 싶었다. 이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다"며 자신감과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지난시즌 마지막 라운드에서 조금씩 가능성을 확인했던 정한용은 이제 주축들의 빈자리까지 충분히 메울 만큼 한 단계 더 성장했다.

KB전에서 정한용은 5세트서 뽑은 공격 성공률 100%의 4점을 포함, 승부처마다 자신감 넘치는 스윙으로 해결사 역할을 톡톡히 했다.

정한용(KOVO제공)

정한용은 "중요할 때 공이 올라오면 부담이 된다. 하지만 감독님이 이를 이겨내야 더 성장할 수 있다고 하셔서 과감하게 때렸다"며 웃었다. 덕분에 대한항공은 그 어느 때보다도 귀중한 경기를 승리로 장식, 값진 변곡점까지 찍을 수 있게 됐다.

정한용의 성장은 대한항공에 큰 힘이다.

KB전 승리로 급한 불은 껐지만 대한항공은 여전히 부상자들이 많다. 곽승석은 부상 상황이 나쁘지 않지만 정지석과 김민재는 정확한 복귀 일정이 잡히지 않았다.

새 동력이 절실했는데, 마침 정한용이 그 임무를 완벽하게 수행하고 있다.

토미 틸리카이넨 대한항공 감독은 정한용에 대해 "따로 말을 하지 않아도 스스로 동기부여를 갖고 기회를 준비해왔다. 작은 기회도 놓치지 않았다"면서 "여러 부분에서 많이 성장했고 앞으로 더 성장할 잠재성도 있다"고 칭찬했다.

동료들 역시 정한용의 활약을 반기고 있다. 베테랑 세터 유광우는 "정한용이 잘 성장한다면 우리는 또 한 명의 새 에이스를 갖게 된다. 선배들이 밀어주고 당겨주며 더 도움을 줄 것"이라고 신뢰와 함께 전폭적 지지를 약속했다.

정한용(KOVO제공)

tr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