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리그는 3월에 끝났는데…아직 떠나지 못한 비예나·다우디

우간다 국경폐쇄, 스페인 코로나19 팬데믹 여파

대한항공 외국인 선수 비예나. (한국배구연맹 제공) ⓒ 뉴스1

(서울=뉴스1) 이재상 기자 = 프로배구 V리그는 3월말에 끝났지만 남자부 외국인 선수 2명은 여전히 한국에 머물고 있다. 현대캐피탈의 다우디 오켈로(25·우간다)와 대한항공 안드레스 비예나(27·스페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자국으로 떠나지 못했다.

4일 현대캐피탈과 대한항공 관계자에 따르면 비예나와 다우디는 V리그 종료 이후에도 천안과 용인에 머물고 있다.

다우디의 경우 사정이 가장 딱하다.

6월 우간다에서 신부와 결혼식을 올릴 예정이었지만 우간다가 코로나19로 일찌감치 국경을 폐쇄하면서 오도 가도 못하는 신세가 됐다.

현대캐피탈 관계자는 "우간다 국경이 폐쇄돼 입출국이 전혀 안 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우간다 내 코로나19 확진자는 50명 미만으로 심각하지 않지만, 국경이 열리질 않아서 어떻게 할 수가 없다"고 안타까워 했다.

결혼식이 한 달 여 남은 다우디는 최근 우울증 등을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캐피탈 관계자는 "여자 친구라도 한국에 들어오면 좋을 텐데, 상황이 녹록하지 않다"며 "다우디는 국경에서 버스로라도 들어갈 수 있다면 가고 싶다는 입장인데 안타깝다"고 설명했다.

현재 다우디는 천안 숙소 인근 아파트에서 통역 등과 생활하고 있는데, 긴 한국 생활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일찌감치 2020-21시즌 재계약을 맺은 다우디지만 향수병 등으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15일 천안 유관순 실내 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도드람 2019-2020 V-리그 우리카드와 현대캐피탈의 경기에서 현대캐피탈 다우디가 여자친구 산드라 란지리에게 프로포즈하고 있다. (현대캐피탈배구단 제공) 2020.1.15/뉴스1

현대캐피탈 관계자는 "언제 국경 폐쇄가 풀릴지 모르겠지만 빨리 다우디가 우간다에 갔다 와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

코로나19 피해가 큰 스페인 출신 비예나도 계속 용인에서 있다. 구단 관계자에 따르면 비예나는 가족들의 만류로 한국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스페인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21만 7466명으로 세계에서 미국 다음으로 많다. 사망자 숫자도 2만5000명을 넘어선 상황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워낙 성실하고 긍정적인 비예나는 숙소에서 혼자 운동하고 식사를 잘 하며 우울증을 겪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비예나는 운동을 하면서 스트레스를 푼다고 이야기를 하더라"면서 "집 대신 숙소에 머물면서 혼자 웨이트트레이닝을 하며 시간을 보내고 있다. 굉장히 성실한 친구"라고 전했다.

비예나도 다우디와 마찬가지로 언제 고국으로 돌아갈 지 불투명하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일단 스페인 상황을 지켜본 뒤 복귀일 등을 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alexei@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