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협회장 선거 파행에 정몽규 "신문선·허정무, 근거 없는 비방 멈춰야"

선운위 전원 사퇴로 23일 선거 취소…2번째 연기
"직무 배제 후 선운위 구성, 나와 연관 없어"

4선에 도전하는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26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후보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2024.12.26/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서울=뉴스1) 이상철 기자 = 제55대 대한축구협회(KFA) 회장 선거가 선거운영위원회(선운위)의 전원 사퇴 속에 다시 연기된 가운데 4선에 도전하는 정몽규 현 회장이 유감을 표명했다.

KFA가 10일 선운위의 전원 사퇴로 23일 예정된 선거를 취소하자, 정몽규 후보는 "일부 후보들의 근거 없는 비난과 항의가 거듭되며 파행을 거듭하던 축구협회장 선거가 급기야 선운위의 전원 사퇴와 두 번째 선거 연기라는 국면까지 이른 것에 대해 후보자로서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이번 회장 선거는 정몽규, 신문선, 허정무 후보(기호순)의 삼파전으로 지난 8일 치러질 예정이었다.

그러나 허 후보가 "불공정하고 불투명한 선거"라며 금지 가처분 신청을 제출했고, 법원이 7일 이를 인용하면서 정상적으로 진행하지 못했다.

KFA 선운위는 법원이 지적한 선운위 명단 확인, 선거인단 재추첨 등을 보완해 23일을 선거일로 확정했다고 9일 밝혔다.

이에 신 후보와 허 후보 측이 "선운위가 정 후보의 4선을 돕기 위해 권한도 없이 일방적으로 선거 일정을 결정했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거센 비판을 받은 선운위는 하루 뒤인 10일 "정상적으로 맡은 바 책임을 다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해 심사숙고 끝에 위원 전원 사퇴를 결정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선운위가 공지한 23일 선거도 취소됐다.

어설픈 일 처리로 잡음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KFA는 선운위를 재구성하고 선거 일정을 논의하겠다고 했다.

대한축구협회장 선거가 잠정 연기된 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 앞으로 시민들이 지나가고 있다. 2025.1.8/뉴스1 ⓒ News1 김도우 기자

이런 가운데 정 후보는 "이번 사태로 인해 불신은 더욱 깊어졌다. 공정한 선거로 새로운 회장이 선출되기를 기대하던 많은 축구인이 실망하고, 축구협회의 기능이 멈출 것을 걱정하는 일까지 벌어졌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그러면서 정 후보는 선운위가 자신을 돕고 있다는 주장을 강하게 부인했다. 그는 "선운위 구성은 제가 직무에서 배제된 이후 이사회의 독립적 결의 사항으로 이뤄졌다. 제가 운영에 관여할 수 없음이 명백한데도 마치 저와 연관이 있는 것처럼 악의적으로 비방했다"고 반박했다.

이어 "거듭된 파행으로 집행부의 부재가 장기화해 축구협회에서 추진하던 사업들의 원활한 진행이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다. 그럼에도 다른 후보들은 이를 전혀 우려하지 않고 근거 없는 비난과 허위 사실 주장으로 축구협회를 폄하하고 오로지 선거를 지연시키는데 몰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정 후보는 KFA 선운위가 아닌 제삼자인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선거를 위탁하자는 신 후보와 허 후보의 제안에 동조했다.

그는 "후보자의 한 사람으로서 축구협회에 공정하고 투명한 선거 진행을 촉구한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선거 위탁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모두가 인정할 수 있는 공정함과 절차적 투명성을 갖출 수 있도록 선운위를 재구성해 선거계획을 수립해 주기를 바란다"고 했다.

끝으로 정 후보는 "다른 후보자들에게는 근거 없는 비방을 멈추고 정책 중심의 경선 활동을 펼쳐갈 것을 제안한다. 저는 한국 축구 발전만 생각하고 정책 중심의 선거운동을 펼칠 것"이라며 "파행에서 벗어나 한국 축구 발전을 위한 선거가 치러지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rok195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