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무 축구협회장 후보 "불공정·불투명 선거…그래도 완주하겠다"

선거관리위원회 운영에 강한 비판 제기
정몽규·허정무·신문선 3파전…8일 선거

허정무 전 대전하나시티즌 이사장이 3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가진 ‘제55대 대한축구협회장 후보 기자회견’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5.1.3/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서울=뉴스1) 안영준 기자 = 제55대 대한축구협회(KFA) 회장 선거에 출마한 허정무 후보가 축구협회장 선거가 불공정과 불투명의 극치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일각에선 선거 금지 가처분 신청을 낸 허 후보가 선거를 포기할 것이라는 추측도 있었으나, 그는 "그럼에도 축구인답게 완주하겠다"고 밝혔다.

허 후보는 3일 서울 신문로에 위치한 축구회관 2층 다목적 회의실에서 출마 기자회견을 열고 공약을 발표했다.

허 후보는 지난해 11월 출마 선언에서 밝혔던 '투명·공정·육성·균형·동행' 다섯 가지 키워드에 맞춰 △ 체계적 지도자 육성 시스템 마련 △ 회장에게 위임된 부회장 및 이사 선임 권한을 다시 총회로 환원 △ 미래를 위한 꿈나무 육성 중장기 프로그램 마련 △ 지역협회 독립구단 창단 지원 및 2031 아시안컵 남북한 공동 유치 △ 부회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동행위원회 신설 등 5가지 공약을 내놓았다.

이날 허 후보는 제55대 축구협회장 선거가 불공정·불투명하다고 비판하는 데 긴 시간을 할애했다.

그는 "선거운영위원회는 협회와 관계 없는 외부 위원이 전체의 3분의 2 이상이어야 한다. 하지만 현재 선거운영위원회는 위원장을 포함한 8인 위원의 이름조차 밝히지 않고 있다. 이는 불투명의 극치"라며 "이름이 공개되지 않으니 규정에 맞게 위원 구성을 했는지 알 길이 없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허정무 전 대전하나시티즌 이사장이 3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가진 ‘제55대 대한축구협회장 후보 기자회견’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5.1.3/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이어 "선거인단 추첨도 제3자 참관인 없이 운영위원들끼리 모여 협회 자체 전산 담당자가 만든 프로그램으로 비공해 진행했다"면서 "개인정보 제공 미제출을 이유로 규정보다 10% 이상 부족한 선거인단을 구성했는데, 이는 명백한 규정 위반이며 선수와 감독 등 특정 직군을 배제하려는 의도적 행위로 의심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허 후보는 지난달 31일 축구협회 선거운영위원회가 불공정하고 불투명하게 선거를 관리한다며 서울중앙지방법원에 회장 선거 금지 가처분 신청을 제출하는 강수를 두기도 했다.

이에 대해 허 후보는 "일각에서는 선거 자체에 집중하는 게 아니라 사법적 판단에만 의존하고, 비전과 공약으로 대결하지 않는다고 지적하기도 하더라"면서 "도저히 선거를 치를 수 없을 정도로 불공정한 상황을 지켜보면서 고심 끝에 가처분 소를 제기한 것인데 내 의도가 잘못 전달된 것 같아 안타깝다"고 해명했다.

이어 "중도 포기하는 것이 아니냐는 주변 우려와 달리 끝까지 완주하겠다. 기울어진 운동장임은 전부터 알고 있었지만 후회하지 않고 앞장서겠다. 축구는 심판이 오심하고 그라운드 상황이 좋지 않아도 끝까지 계속된다"며 완주 의지를 밝혔다.

마지막으로 허 후보는 "선수, 해외 무대, 행정가, 경영인을 모두 경험했다. 축구계 다양한 의견을 청취하고 신중하게 고민해, 한국 축구의 미래 100년을 위해 뛰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제55대 대한축구협회장 선거는 정몽규, 신문선, 허정무 세 후보의 3파전으로 압축됐다.

선거는 8일 시행되며, 선임된 회장은 2주 뒤인 22일부터 임기를 시작한다.

tr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