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타 속 4선 도전…'달라지겠다' 약속한 정몽규, 중요한 것은 '어떻게'
의지 뒷받침할 구체적 방안 뒤따라야
- 안영준 기자
(서울=뉴스1) 안영준 기자 = 4선에 도전하는 정몽규(62) 대한축구협회장이 출마 기자회견에서 밝힌 입장의 핵심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그동안 미진했던 점을 인정한 것, 또 하나는 질타와 비난을 수용해 앞으로는 달라지겠다는 개선 의지다.
정몽규 회장은 지난 19일 포니정재단 빌딩 1층 콘퍼런스홀에서 기자회견을 개최, 제55대 대한축구협회장 출마를 공식 발표했다.
이날 정 회장은 △과감한 개혁으로 축구협회 신뢰 회복 △한국 축구의 국제 경쟁력 강화 △대한민국 축구종합센터를 축구 산업 발전을 위한 플랫폼으로 완성 △디비전 승강제 완성으로 축구 저변 확대의 4가지 공약을 내걸었다.
보다 구체적인 공약은 25일부터 시작될 후보 등록 후 추가로 내놓을 예정인 가운데, 이번 기자회견에서 눈길을 끈 것은 정 회장의 전체적인 '톤'이다.
정 회장은 최근 홍명보 감독 선임 문제 등으로 문화체육관광부의 징계 요구를 받는 등 논란이 적지 않다. 그래서 4선에 도전하는 것만으로도 따가운 시선이 존재한다.
이런 상황서 그는 "질책을 겸허하게 받아들인다. 질책을 통해 성찰의 시간을 갖게 된 점을 감사하게 생각한다. 팬들이 걸개로 내건 목소리 등을 가감 없이 수용, 발전을 위한 자양분으로 삼겠다"며 밝혔다.
아울러 대한축구협회 규정에 문제가 많다는 최근의 지적에 대해서도 "개선해야 한다고 느꼈다. 앞으로 이런 일은 없을 것이다. 나를 포함해 다들 반성하고 있다"는 입장을 전했다.
대한축구협회를 둘러싸고 일어난 일련의 사태와 팬들의 불만 표시에 대해 이렇다 할 대응이 없었던 이전과 비교하면 꽤 달라진 행보다.
정 회장은 협회 노조가 출마를 반발하는 등 내부에서조차 불만이 터져 나온다는 리스크가 있다.
이와 관련해서도 그는 "기본이 기업인이기 때문에 소통보다는 효율을 강조했던 게 패착"이라면서 아쉬움을 인정했다.
그러면서 "다시 당선된다면, 더욱 소통하는 모습으로 협회 내부뿐 아니라 어려운 곳에서 고생하는 지도자들의 목소리를 듣겠다"며 변화를 강조했다.
국회 현안 질의에 증인으로 출석했을 당시 감독 선임 논란 등에 대해 "문제가 있다고 보지 않는다"고 밝혔던 정 회장인데, 이날은 '반성' '패착' '수용' 등의 단어들이 자주 등장했다.
전체적으로 최근 행보에 대한 아쉬움을 받아들이고 개선하겠다는 의지로 읽을 수 있다.
다만 아직 그 의지를 실천할 실질적인 방안은 제시하지 못했다.
정 회장은 이날 거버넌스 구조를 개혁하고 정기적이고 효과적인 국민 소통 방안도 마련하겠다고 했지만 그것만으로는 설득력이 부족하다.
이 밖에 "지금까지 해왔던 프로젝트들을 끝까지 완성하는 게 책임감 있는 자세라고 생각한다"는 발언도 그것만으로는 지지를 얻기가 힘들다. 문체부와의 갈등을 '어떻게' 풀지에 대해서도 아직은 미지수다.
질타 속 '개선하겠다'는 입장을 들고나온 정 회장으로선 이를 뒷받침할 만한 보다 명확한 근거와 방안들이 뒤따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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