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행이든 결별이든 빠르고 확실하게…전북의 최우선 과제는 '사령탑'
김두현 감독과의 계약 기간은 2025년까지
강등 피했으나 팬들과 대립…감독 교체설도
- 이상철 기자
(서울=뉴스1) 이상철 기자 = 가까스로 K리그1(1부리그) 잔류에 성공한 전북 현대가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2024시즌을 끝냈다. 마무리는 곧 새로운 시작의 출발점이다. 같은 과오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서둘러 2025시즌 준비에 돌입해야하는데, 당면 과제는 김두현 감독의 거취다.
지난 5월 27일 전북 지휘봉을 잡은 김두현 감독은 구단 최초의 2부리그 강등 사령탑이라는 오명을 피했다.
김 감독이 이끄는 전북은 8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 승강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K리그2 3위 서울 이랜드를 2-1로 이겼다. 1·2차전 합계 4-2로 앞선 전북은 강등이라는 최악의 상황을 면하며 2025시즌에도 K리그1 무대에 남게 됐다.
전북 관계자는 물론 팬들도 가슴을 쓸어내렸지만, '신흥 명문'으로 탄탄대로를 걷던 K리그1 최다 우승팀(9회)의 자존심은 땅에 떨어졌다.
늘 우승 경쟁을 벌였던 팀은 시즌 내내 하위권을 맴돌더니 큰 반등 없이 10위에 그쳐 승강 플레이오프까지 내몰렸다. 우승만 바라봤던 팀이 강등 위기에 처한 현실은 씁쓸할 수밖에 없었다.
전북의 몰락은 몇 년간 문제가 누적된 끝에 상처가 곪아 터진 일지만, 어쨌든 김 감독도 이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
전북은 시즌 초반 단 페트레스쿠(루마니아) 감독과 박원재 감독대행 체제에서 부진, 김 감독이 부임하기 전까지 3승 5무 6패(승점 14)로 10위에 그쳤다.
김 감독 체제에서도 확실한 반등은 없었다. 전북은 승강 플레이오프를 제외한 K리그 24경기에서 7승(7무 10패)만 올렸을 뿐이다. 최고 순위가 8위였고, 다시 곤두박질쳐서 김 감독 부임하기 전과 똑같은 10위로 정규리그를 마쳤다. 이 기간 코리아컵에서는 K리그2 김포FC에 덜미가 잡혀 16강 탈락하기도 했다.
팀을 잔류시켰다고 하나 김 감독을 향한 평가도 우호적이지 않다. 그는 선수단을 확실하게 장악하지 못하면서 일부 선수들과 마찰을 빚기도 했다. 여기에 선수들이 파벌을 나눠 끼리끼리 논다는 소문이 파다하는 등 선수단 분위기가 어수선했다.
전북 홈경기에서 야유가 쏟아지는 날도 덩달아 많아졌다. 이런 상황에서 김 감독은 "모두들 강등되는 것은 원하지 않지 않느냐"는 공격적인 발언으로 비판하던 팬들과 충돌하기도 했다. 전북 팬들은 승강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김두현 나가'라는 플래카드를 내걸었다.
김 감독의 계약기간은 내년 12월까지다. 그는 K리그1 잔류에 성공한 뒤 "다시 우승할 수 있고 우승 경쟁을 하는 팀, 팬들이 원하는 '닥공'의 팀으로 거듭나야 한다"며 2025시즌에 대한 각오를 다지기도 했다.
축구계에서는 김 감독이 계속 전북 지휘봉을 잡는 것에 회의적인 반응이 많다. 지도자 경험이 많지 않은 김 감독이 K리그의 '매머드 클럽' 전북을 이끌기에는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경험이 많고 지도력이 검증된 지도자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분위기가 흉흉하니 소문도 계속 나왔다. 전북이 잔류에 성공해도 김 감독을 교체하고, 특정 감독이 전북의 새 사령탑으로 부임할 것이라는 얘기가 축구계 안팎에서 돌았다.
반면 전북이 2023년부터 감독 교체가 빈번한 만큼 김 감독에 대한 재신임으로 안정감을 줘야 한다는 주장도 들린다.
이미 기울어져가고 있던 배에 올라탄 김두현 감독이 손을 쓰기에는 상황이 너무 악화됐고, 따라서 지도자에게 과도한 책임을 주는 것은 옳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또 다시 새로운 리더를 찾느니 온전한 김두현 체제에 힘을 싫어줘야한다는 목소리다.
지도자를 바꾸든 김두현 감독을 재신임하든 빠르게 결정해야한다는 것이 공통된 충고다. 정상의 위치에서 바닥으로 추락하는 동안 분명 만회할 수 있는 분수령들이 있었으나 사령탑에 대한 빠른 결단을 내리지 못해 최악을 맞았다는 평가를 귀담아 들어야한다.
전북 수뇌부가 감독 교체 여부에 대한 결정을 내려야 할 시간도 많지 않다. 전북은 내년 1월 2일 태국 전지훈련을 떠나 2025시즌 담금질에 돌입하는 만큼 김 감독의 거취는 3주 안에 결정될 전망이다. 그다음에야 선수단 쇄신 작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rok1954@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