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패기' 이랜드의 중심 잡는 오스마르…"2차전은 정신력 더 중요"

전북과 승강 PO 1차전서 득점 올렸으나 1-2 석패

서울 이랜드의 오스마르 ⓒ News1 안영준 기자

(서울=뉴스1) 안영준 기자 = '젊은 팀' 서울 이랜드 선수단의 중심을 잡고 있는 베테랑 외인 수비수인 오스마르(36)가 승격을 향한 희망을 이어갔다.

K리그2에 속한 서울 이랜드는 지난 1일 서울 목동종합운동장에서 열린 K리그1 전북 현대(K리그1)와의 2024 하나은행 K리그 승강 플레이오프(PO) 1차전에서 1-2로 졌다.

안방서 패한 서울 이랜드는 8일 오후 2시 20분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2차전서 두 골 차 이상으로 이겨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됐다.

이날 서울 이랜드는 아쉬움과 가능성을 동시에 확인했다.

전반전은 다소 무기력하게 보냈으나 후반 3분 오스마르의 동점골이 터진 뒤로는 약 25분 동안 쉼 없이 몰아치며 K리그1 명가 전북을 위협했다.

오스마르는 "많은 팬이 찾아주신 가운데 동료들과 열정을 갖고 임했다. 결과 외에 경기력과 분위기 등 다른 모든 부분에선 만족한다"고 소감을 전한 뒤 "(결과는 졌지만) 아직은 승부가 끝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득점 후 기뻐하는 오스마르(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승강 PO 상대가 전북으로 결정되자 서울 이랜드가 선수단 체급은 물론 경험에서도 크게 밀릴 것이라는 예측이 지배적이었다.

실제로 서울 이랜드는 백지웅(20), 변경준(22), 정재민(23) 등 젊은 선수들로 구성돼, 승강 PO와 같은 큰 무대 경험이 부족하다. 전반전에 전북의 기세와 중압감에 눌려 제 경기력을 펼치지 못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하지만 서울 이랜드엔 K리그서 산전수전 다 겪은 '10년 차' 오스마르가 있었다.

오스마르가 어려운 분위기 속 세트피스로 한 방을 터뜨리면서, 동료 선수들의 잠재력이 확 살아났다. 이후 서울 이랜드는 긴장을 털고 완전히 다른 팀이 됐다.

젊은 패기가 주축이 된 팀에서 이들을 하나로 묶어주고 살아나게 만드는 노장의 역할이 빛을 낸 것.

오스마르는 "경기 전 코칭스태프들이 긴장하지 말자고 주문했지만 막상 킥오프 휘슬이 울리자 (동료들이) 다들 긴장한 게 보였다. 하지만 어쩔 수 없다. 나도 젊을 때는 긴장 안 하려 해도 잘 안됐다"며 웃었다.

이어 "젊은 선수들이 1차전을 통해 한 번 느꼈으니, 2차전에는 조금 더 냉정하게 경기를 잘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오스마르의 득점 후 기뻐하는 서울 이랜드 선수들(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오스마르는 경기장 안팎에서 서울 이랜드의 정신적 지주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그는 이번 경기를 앞두고 SNS를 통해 "서울 팬들이여, 모두 목동으로 모여달라"는 글을 올려 큰 화제를 모았다.

서울 이랜드 관계자는 "오스마르에게 그런 글을 올린 이유를 물어보니, 우리 팀 젊은 선수들이 2차전 전북 원정을 떠나기 전에 그래도 좀 많은 관중들 앞에서 힘을 받고 뛰었으면 싶었다더라"고 귀띔했다.

이어 "이날 골을 넣고 세리머니 액션을 크게 한 것도 동료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주기 위해 의도한 것"이라고 했다.

오스마르의 존재감과 노력으로 서울 이랜드는 일단 희망을 안고 2차전으로 향한다. 오스마르는 쉽지 않은 승부가 될 2차전서 반등을 이룰 수 있는 키워드로 정신력을 꼽았다.

그는 "1차전을 마친 뒤 몇몇 젊은 선수들에게서 후회가 섞인 표정을 읽을 수 있었다"면서 "2차전에서는 후회 없이 좋은 결과를 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전술과 전략보다도 정신을 다잡는 게 더 중요하다. 감정을 더 조절하고 강한 정신력으로 임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동료들에게 전했다.

tr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