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미션' 잔류 성공한 황선홍 감독 "대전의 안정화가 다음 목표"
[인터뷰 下] 시즌 중 부임해 8위로 시즌 마감
"밥신‧마사 고마워…18세 윤도영, 역대급 재능"
- 김도용 기자
(서울=뉴스1) 김도용 기자 = 강등권에 처했던 대전 하나시티즌에 부임, 1부리그 잔류를 성공시킨 황선홍 감독이 팀의 안정적인 기틀 마련을 다음 목표로 설정했다.
황선홍 감독은 최근 대전 클럽하우스에서 뉴스1과 만나 "대전에서 정신없이 5개월을 보냈다. 빨리 잔류를 확정하고 싶어 마음 편하게 보낸 적이 없다"고 쉽지 않았던 하반기를 돌아봤다.
이어 "대전은 아직 안정적인 팀이 아니다. 다음 목표는 팀을 안정화 시키는 것"이라며 "꾸준하게 중상위권을 유지하면서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진출을 노리는 팀의 기틀을 만들고 싶다. 한 걸음 더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올겨울을 잘 보내야 한다"고 청사진을 그렸다.
지난 4월 2024 파리 올림픽 아시아 예선에서 탈락한 황선홍 감독은 약 1개월 동안 야인으로 지내다 대전의 부름을 받았다. 당시 대전은 16경기에서 단 3승(5무 8패)에 그치면서 12팀 중 11위에 머물렀다. 최하위 대구FC에도 겨우 다득점에 앞선 상황이었다.
어려운 처지에 놓인 팀이었으나 황 감독은 첫 훈련부터 선수들에게 "웃으면서, 즐겁게 생활하자"고 강조했다. 가장 신경 쓴 것이 '밝은 분위기'였다.
황선홍 감독은 "나의 선수 시절을 돌아보면, 대부분 강압적인 지도를 많이 받았다. 그러다 차범근 감독님을 만나고 많은 것을 느꼈다. 지도자 생활을 시작할 때부터 합리적인 지도자를 꿈꿨다"면서 "전술 훈련 때는 선수들에게 높은 집중력을 요구했지만 평소에는 즐겁게 임하라고 주문했다. 선수들과 많은 소통을 하면서 이해하려고 많이 노력했다"고 말했다.
황선홍 감독은 부임 초반 9경기에서 단 1승(4무 4패)에 머물며 순위가 최하위까지 떨어지는 상황에서도 밝은 분위기를 유지했다. 이는 8월부터 효과를 봤다.
대전은 8월 이후 8승 3무 2패를 기록, 완전히 달라진 팀이 됐다. 특히 파이널 라운드 돌입 후 4승 1무라는 압도적인 성적을 내며 8위로 시즌을 마쳤다.
황선홍 감독은 "부임 초반 부상자들이 속출, 계획이 꼬였다. 질타도 많이 받았다"고 웃은 뒤 "새로운 선수들을 영입, 최대한 버티며 조직력을 끌어올리는 데 집중했다. 수원FC와의 8월 첫 경기에서 선발 명단에 일부 변화를 줘 승리, 선수단에 경쟁 체제가 생겼다. 이후 6경기 연속 무패(4승 2무)를 기록해 잔류에 확신이 생겼다"고 회상했다.
좋은 팀 분위기와 함께 신입생들도 반등에 힘이 됐다. 대전은 여름 이적 시장 때 김문환, 마사, 밥신, 최건주, 김현욱 등 10명을 영입했다.
황 감독은 "기존 선수들도, 새롭게 합류한 선수들도 모두 애썼고 고맙다. 선수단이 커지는 상황에서도 모두 하나로 뭉쳤기에 목표했던 잔류에 성공할 수 있었다"며 "특히 여름에 들어온 마사와 밥신이 잔류에 큰 힘을 보탰다"고 선수들에게 박수를 보냈다.
앞선 팀들에서 외국인 선수 지도에 어려움을 겪었던 황 감독을 떠올린다면 외국인 선수를 콕 찍어 거론한 것은 흥미롭다.
황선홍 감독은 "지도자 생활을 시작할 때부터 바뀐 것은 없다. 기본 틀은 팀을 위한 선수단이다. 원칙에서 벗어나면 국적, 나이 상관없이 모두 똑같이 대응한다"면서 "4년 전 대전에 처음 부임할 때부터 운동하기 전 선수들에게 먼저 다가가 손이라도 잡고 친근하게 다가가는 것은 달라진 부분"이라고 피력했다.
황 감독은 팀의 잔류와 함께 윤도영(18)이라는 걸출한 신예 육성에도 힘썼다. 올해 대전과 준프로 계약을 맺은 윤도영은 황선홍 감독 체제에서 펼쳐진 22경기 중 17경기에 출전했다. 이미 잠재력을 인정받았던 윤도영은 프로 무대를 경험하며 더 성장했다.
윤도영에 대해 황선홍 감독은 "기량이 빼어난 어린 선수들을 많이 지켜봤는데, 그중 최고 수준이다. 포항 스틸러스 시절 지도했던 (김)승대, (이)명주 등보다 더 높게 평가한다"고 칭찬했다.
나아가 "특히 당돌하고 거침없는 모습이 좋다. 마치 내가 선수로 뛸 때 (김)주성이 형이 생각난다. 앞으로 얼마나 더 성장할지, 지켜보고 싶은 선수"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김주성은 '아시아의 삼손'이라는 애칭을 달았던 슈퍼스타다.
황선홍 감독은 이미 구단 수뇌부들과 만나 2025시즌을 준비에 돌입했다.
황선홍 감독은 "2025년 입대하는 선수들이 있다. 이들이 빠진 자리를 잘 메워야 한다. 또한 공격에서 파괴력 있는 선수가 필요하다"며 "'빅 네임'은 힘들 것 같다. 원하는 선수들은 많지만 합당하게 선수단을 꾸려야 한다. 구단이 많이 도와주는 만큼 책임감을 갖고 겨울에 탄탄한 스쿼드를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dyk060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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