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달 전과는 서로 다르다…예리한 한국 창-구멍 뚫린 팔레스타인 방패
9월 5일 월드컵 3차 예선 첫 경기서 0-0 부진
19일 요르단서 재대결…이번엔 잔디 문제 없어
- 이상철 기자
(서울=뉴스1) 이상철 기자 =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본선 진출 팀이 가려지는 아시아 3차 예선이 반환점을 돌았다. 이제부터는 한 번 겨뤘던 팀과 다시 맞붙는다. 홍명보호는 0-0으로 비겼던 첫 상대 팔레스타인을 격돌하는데, 두 팀의 상황은 두 달 전과 180도 다르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19일 오후 11시(한국시간) 요르단 암만 국제경기장에서 팔레스타인과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B조 6차전을 치른다.
팔레스타인은 홍명보 감독이 10년 만에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뒤 상대한 첫 팀이자 B조 상대 중 유일하게 이기지 못한 팀이다.
한국은 지난 9월 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벌인 3차 예선 첫 경기에서 팔레스타인을 상대로 졸전을 펼친 끝에 0-0 무승부를 거뒀다.
내심 대승을 기대했던 경기인데 내용과 결과 모두 실망스러웠다. 경기 템포는 느리고 상대 수비를 무너뜨릴 번뜩이는 공격도 없었다. 골 결정력까지 떨어져 몇 차례 얻은 찬스마저 놓쳤는데 냉정하게 말해 무승부도 다행스러웠다.
전반 22분 팔레스타인의 골 상황은 오프사이드로 취소됐고, 경기 막판에는 조현우 골키퍼의 선방으로 실점을 막아 최악의 결과를 피했다.
경기 후 두 팀의 온도 차도 컸다. 적지에서 잘 싸운 팔레스타인 선수단은 의기양양한 반응이었고, 안방에서 감독 선임 불공정 논란으로 팬들의 비난과 야유를 받았던 태극전사는 씁쓸한 표정이었다.
그러나 두 달 사이 두 팀의 행보는 180도 달라졌다.
불안하게 출발했던 한국은 경기를 치를수록 안정감을 찾아갔다. 오만(3-1), 요르단(2-0), 이라크(3-2), 쿠웨이트(3-1)를 연파하며 4승 1무(승점 13)로 B조 선두를 차지했다.
이 4경기에서 11골을 몰아치는 등 공격력이 살아났다. 부상에서 돌아온 손흥민은 건재했고 2선에는 이강인, 이재성 외에도 배준호라는 새로운 공격 옵션이 생겼다. 또한 확실한 주전이 없던 최전방에도 오세훈과 오현규라는 듬직한 킬러가 등장했다.
답답한 흐름을 자초했던 중원도 조직력이 더해지면서 팀 전체적으로 짜임새 있는 축구를 펼치고 있다. 특히 쿠웨이트전의 전반전은 홍명보호 출범 후 최고의 경기력이라는 칭찬이 자자하다.
한국이 승승장구하는 반면 팔레스타인은 뚜렷한 하락세를 보인다. 한국과 무승부로 기대 이상의 출발을 보인 팔레스타인은 이후 4경기에서 1무 3패로 부진했다. 이 기간 유일하게 비겼던 쿠웨이트전도 1-2로 뒤지던 후반 48분에 극적인 동점 골이 터지면서 패배를 면했다.
팔레스타인이 한국을 괴롭혔던 밀집 수비도 6골이나 내주는 등 구멍이 뚫렸다. 15일 0-1로 패한 오만전에서도 상대의 침투 패스에 수비가 쉽게 무너졌으며 빠른 공격에도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
한국이 팔레스타인을 상대로 고전한 이유 중 하는 서울월드컵경기장의 열악한 잔디였다. 선수들은 엉망진창이던 그라운드 위에서 제대로 공을 다루기 어려웠다. 손흥민도 당시 경기 후 "기술 좋은 선수들이 (잔디 때문에) 볼 컨트롤이나 드리블에서 어려움이 있었다"고 고충을 토로한 바 있다.
홍명보호는 이번 경기가 열리는 암만 국제경기장에서 한 차례 경기한 경험이 있다. 지난달 요르단과 원정 경기에서 완승했는데, 선수들은 잔디 상태에 만족감을 표했다. 이번 팔레스타인전에는 잔디 문제가 한국의 발목을 잡는 변수가 되진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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