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성의 소신발언 "축구협회장은 관리 능력 좋고 정직해야"
대표팀 감독 불공정 선임 등 논란에 입장 밝혀
"안 변하는 협회, 안타깝다…신뢰 회복이 우선"
- 김도용 기자
(수원=뉴스1) 김도용 기자 = 박지성 JS 파운데이션 이사장이 대한축구협회장으로 협회 직원들을 잘 관리하며 성품이 정직한 분이 적합하다고 강조했다.
박지성 이사장은 8일 경기도 수원의 수원월드컵경기장 WI 컨벤션에서 진행된 '2024 제13회 JS 파운데이션 재능학생 후원 행사'에 참석해 취재진과 만나 "축구협회에 대한 논란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축구협회가 많은 이들에게 신뢰를 잃었는데, 이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확실히 매듭짓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어떻게 이 논란을 끝내고, 어떻게 바꾸느냐가 중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축구협회는 지난해 2월 위르겐 클린스만 축구대표팀 감독 선임, 3월 승부조작 연루자 사면 등으로 논란을 키웠다. 그리고 지난 2월 클린스만 감독을 경질한 뒤 7월 후임으로 홍명보 감독을 선임하는 과정에서 불투명하고 불공정한 절차로 많은 질타를 받았다.
박 이사장도 여론이 들끓던 지난 7월 "누군가 결단을 빨리 내야 한다. 이대로라면 한국 축구 유소년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최악의 상황은 면해야 한다"고 쓴소리를 했다.
축구 팬들이 분노하자, 문화체육관광부는 축구협회에 대한 감사를 결정했다. 홍 감독 선임 절차뿐 아니라 축구협회의 전반적인 운영 과정에 문제가 없는지를 살폈다.
그리고 문체부는 지난 5일 감사 최종발표에서 "축구협회가 대표팀 감독 선임 절차적 하자, 천안 축구종합센터 건립 사업 국고보조금 허위 신청, 축구인 사면 부당 처리 등 27건의 위법·부당한 업무처리가 확인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몽규 회장과 김정배 상근부회장, 이임생 기술총괄 이사에게 기관 운영 부실에 대한 책임을 물어 자격정지 이상의 중징계를 요구했다.
올해부터 공직유관단체로 지정된 축구협회는 '특정감사' 대상이 됐기 때문에 공정위원회를 열어 정몽규 회장 등 중징계와 관련해 1개월 내 의결하고 그 결과를 문체부에 통보해야 한다.
이후 축구협회는 문체부의 감사 최종 결과에 대해 반박하면서 재심의 요청 여부를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날 공개 석상에 나타난 박 이사장은 다시 한 번 소신 발언을 했다. 그는 "내 생각은 지난 7월과 비교해 달라진 게 없다. 이번 일을 어떻게 끝맺느냐에 따라 축구협회와 한국 축구가 변할 것"이라며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축구협회는 행정을 잘하는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이다. 협회장은 능력이 좋은 직원들을 잘 관리하고, 정직해야 한다"면서 "나도 협회에 도움이 되는 일이라면 갖고 있는 경험을 토대로 기꺼이 참여하겠다"고 덧붙였다.
현재 영국 런던에서 거주하고 있는 박지성은 "국감 등 축구협회에 관한 소식들은 미디어를 통해 접하고 있다"면서 "왜 많은 사람이 (축구협회에) 분노하는지 새삼 느꼈다"고 밝혔다.
최근 잔니 인판티노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과 셰이크 살만 빈 에브라힘 칼리파 아시아축구연맹(AFC) 회장이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에게 힘을 실어준 발언에 대해서는 "두 단체 모두 원론적인 입장만 내세우는 상황"이라라고 꼬집었다.
이어 "축구협회는 변화 없이 일관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런 사실을 협회만 모른다는 점도 안타깝다"고 했다.
dyk060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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