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감독 선임, 절차적 하자 치유하라"…모호한 주문 받은 KFA
문체부, 대한축구협회 특정감사 결과 발표
"다시 추천해 이사회 선임하는 등 방안 찾아야"
- 안영준 기자
(서울=뉴스1) 안영준 기자 = 문화체육관광부가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에 부적정이 있음을 지적, 절차적 하자 치유할 방안을 강구하도록 통보했다. 하지만 구체적 조처 없이 축구협회의 결정을 존중한다는 모호한 주문에 가깝다.
최현준 문체부 감사관은 5일 정부서울청사 별관 203호 브리핑룸에서 대한축구협회 특정감사 결과 최종 브리핑을 개최, 27건의 위법·부당한 업무처리가 확인됐다고 발표했다.
문체부가 지적한 부당한 업무처리에는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도 포함돼 있다.
이날 문체부는 "홍명보 감독 선임에는 권한 없는 자의 불공정·불투명한 추천으로 이뤄진 절차적 하자가 확인됐다"면서 "이를 치유할 수 있는 방안 강구를 바란다"고 축구협회에 통보했다.
다만 문체부는 '치유할 방안'이라고 다소 모호하게 표현했을 뿐, 홍 감독 거취와 관련해 구체적인 조처를 하지는 않았다.
최 감사관은 "감독 선임 절차에 문제가 있는 건 확실하다. 여론에서는 계약 해지의 목소리도 나오지 않았느냐"며 부적정을 다시 강조하면서 "축구협회가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회를 열고 국가대표팀 감독 후보자로 다시 추천, 이사회에서 선임하는 것도 하나의 방안이 될 수도 있다. 예시로 들자면 그렇다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관련해 공식 브리핑을 마친 뒤에도 추가 질의가 쏟아지자 최 감사관은 "문체부에서 직접 이래라저래라 말하면 간섭이 될 수 있다"며 말을 아낀 뒤 "계약 당사자가 아니기에 계약을 끝내라고 지시하는 것도 곤란하다. 축구협회가 가진 규정 내에서 합리적으로 잘 처리하기를 바란다"는 입장을 전했다.
결국 문체부는 선임 과정에 부적정이 있다고 지적, 개선을 통보했지만 그 '방법론'은 모호한 주문을 받아든 축구협회가 결정해야 할 몫이 됐다.
문체부는 홍명보 감독 선임 과정에 대해 내린 제도 개선, 시정 등을 2개월 이내에 조치하고 보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한창 월드컵 예선을 치르고 있는 홍명보 감독은 숨 고를 틈 없는 일정을 앞두고 있다. 지난 4일 명단을 발표한 홍명보 감독은 10일 선수단과 함께 인천공항에 소집, 11일 새벽 쿠웨이트 원정길에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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