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쁜 날 눈물 쏟은 유병훈 감독 "암 걸린 아내에게 미안해"(종합)

안양, 창단 11년 만에 K리그1 승격

2일 오후 부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2 2024 38라운드 부천FC와의 경기에서 0-0으로 비기며 K리그2 우승을 확정한 FC안양 선수들이 경기 종료 후 라커룸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프로축구연맹 제공) 2024.11.2/뉴스1

(부천=뉴스1) 안영준 기자 = 프로축구 K리그2 FC안양을 창단 첫 우승과 승격으로 이끈 유병훈 감독이 기쁨의 눈물 뒤 아내의 투병이라는 가슴 아픈 사연을 공개했다.

안양은 2일 부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부천FC와의 하나은행 K리그2 38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0-0 무승부를 기록했다.

18승8무9패(승점 62)가 된 선두 안양은 2위 충남아산(승점 57), 한 경기 덜 치른 3위 서울 이랜드(승점 55)와의 차이를 각각 5점과 7점으로 벌리며 남은 경기에 상관없이 K리그2 우승과 K리그1 다이렉트 승격을 확정했다.

K리그에 1·2부 제도가 도입됐던 2013년 창단, K리그 챌린지(현 2부리그) 시절부터 줄곧 2부리그에 있었던 안양은 첫 1부리그 입성이라는 감격적 성과를 얻었다.

2일 오후 부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2 2024 38라운드 부천FC와의 경기에서 0-0으로 비기며 K리그2 우승을 확정한 FC안양 유병훈 감독이 경기 종료 후 환호하고 있다. (프로축구연맹 제공) 2024.11.2/뉴스1

기쁜 날 유병훈 감독은 "안양의 역사를 함께할 수 있게 돼 영광"이라면서 "믿고 따랐던 선수들, 그동안 안양을 이끌었던 감독, 코칭스태프, 지원스태프들 모두에게 감사하다"고 인사했다.

이어 "지난 시즌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을 거둔 뒤 다시 동기부여를 주고 절치부심 준비한 게 (승격이라는) 결과로 이어졌다. 조용히 시작했지만 멋지게 끝냈다"며 우승의 기쁨을 만끽했다.

이날 유병훈 감독은 가슴 아픈 사연도 공개했다. 유병훈 감독은 "아내가 갑상선암 판정을 받았다. 자세한 것은 큰 병원으로 가서 세포 검사를 해야 한다고 들었다. (아내가) 내 스트레스를 나눠 가져가다 보니 그렇게 된 것 같다"며 눈물을 흘렸다.

유병훈 감독의 아내는 전날 암 확정을 받고도 이날 경기장을 찾아 남편의 승격 순간을 직접 지켜봤다. 아울러 유병훈 감독은 경기 전 기자들과 만나 "잠을 못 잤다"고 고백했는데, 여기엔 개인적인 이유도 있었던 것.

또한 안양의 노상래 팀 매니저 역시 두 달 전 갑상선암을 받았다. 노상래 매니저는 시즌을 마치고 치료하기 위해 수술 일정도 미룬 상태다.

유병훈 감독은 "팬들을 포함해 그동안 고생했던 사람들과 이번 승격의 기쁨을 나누고 싶다"며 흐느꼈다.

2일 오후 부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2 2024 38라운드 부천FC와의 경기에서 0-0으로 비기며 K리그2 우승을 확정한 FC안양 선수들이 유병훈 감독을 헹가래치고 있다. (프로축구연맹 제공) 2024.11.2/뉴스1

한편 이영민 부천 감독은 무승부에 아쉬움을 표하며 마지막 남은 한 경기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부천은 이날 무승부로 12승13무10패(승점 49)를 기록, 최종전을 이겨도 5위 수원(승점 53)을 넘을 수 없게 됐다.

이영민 감독은 "홈 최종전서 팬들에게 승리로 위로를 드리려고 했는데 그러지 못해 죄송하다"며 고개 숙인 뒤 "아직 경기가 남아 있다. 우리의 시즌도 끝난 게 아니다. 마지막까지 팬들을 위해 최선을 다해서 경기하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이영민 부천 감독(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tr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