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쁜 날 눈물 쏟은 유병훈 감독 "암 걸린 아내에게 미안해"
안양, 창단 11년 만에 K리그1 승격
- 안영준 기자
(부천=뉴스1) 안영준 기자 = 프로축구 K리그2 FC안양을 창단 첫 우승과 승격으로 이끈 유병훈 감독이 기쁨의 눈물 뒤 아내의 투병이라는 가슴 아픈 사연을 공개했다.
안양은 2일 부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부천FC와의 하나은행 K리그2 38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0-0 무승부를 기록했다.
18승8무9패(승점 62)가 된 선두 안양은 2위 충남아산(승점 57), 한 경기 덜 치른 3위 서울 이랜드(승점 55)와의 차이를 각각 5점과 7점으로 벌리며 남은 경기에 상관없이 K리그2 우승과 K리그1 다이렉트 승격을 확정했다.
K리그에 1·2부 제도가 도입됐던 2013년 창단, K리그 챌린지(현 2부리그) 시절부터 줄곧 2부리그에 있었던 안양은 첫 1부리그 입성이라는 감격적 성과를 얻었다.
기쁜 날 유병훈 감독은 "안양의 역사를 함께할 수 있게 돼 영광"이라면서 "믿고 따랐던 선수들, 그동안 안양을 이끌었던 감독, 코칭스태프, 지원스태프들 모두에게 감사하다"고 인사했다.
이어 "지난 시즌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을 거둔 뒤 다시 동기부여를 주고 절치부심 준비한 게 (승격이라는) 결과로 이어졌다. 조용히 시작했지만 멋지게 끝냈다"며 우승의 기쁨을 만끽했다.
이날 유병훈 감독은 가슴 아픈 사연도 공개했다. 유병훈 감독은 "아내가 갑상선암 판정을 받았다. 자세한 것은 큰 병원으로 가서 세포 검사를 해야 한다고 들었다. (아내가) 내 스트레스를 나눠 가져가다 보니 그렇게 된 것 같다"며 눈물을 흘렸다.
유병훈 감독의 아내는 전날 암 확정을 받고도 이날 경기장을 찾아 남편의 승격 순간을 직접 지켜봤다. 아울러 유병훈 감독은 경기 전 기자들과 만나 "잠을 못 잤다"고 고백했는데, 여기엔 개인적인 이유도 있었던 것.
또한 안양의 노상래 팀 매니저 역시 갑상선암을 받았다. 노상래 매니저는 시즌을 마치고 치료하기 위해 수술 일정도 미룬 상태다.
유병훈 감독은 "팬들을 포함해 그동안 고생했던 사람들에게 이번 승격으로 그 시간을 돌려주고 싶다"고 울먹이며 기자회견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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