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주민규, 우승이 필요할 때 터졌다…"당당하게 집으로"(종합)
"믿어준 동료들에게 고마워"
포항전 이어 강원전서 결승골…4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
- 김도용 기자
(울산=뉴스1) 김도용 기자 = 울산 HD의 골잡이 주민규가 팀이 가장 필요로 하는 순간 득점포를 가동하며 해결사 역할을 100% 해냈다.
주민규는 1일 울산종합운동장에서 열린 강원FC와의 하나은행 K리그1 2024 36라운드에서 결승 골을 터뜨리며 2-1 승리를 이끌었다.
최전방 공격수로 선발 출전한 주민규는 1-0으로 앞선 후반 8분 이청용의 도움을 받아 추가 골을 넣었다.
울산은 6분 뒤 이상헌에게 1골을 내줘 주민규의 골은 이날 경기의 결승 골이 됐다. 더불어 울산이 이날 승리로 K리그 3연패를 확정 지었기에 주민규의 골은 의미가 더욱 컸다.
지난해 울산에 입단한 주민규는 17골로 득점왕에 오르며 팀의 2연패를 이끌었다.
하지만 올 시즌 주민규는 3년 연속 K리그 최다 득점을 올렸던 전과 비교해 골 결정력이 떨어져 마음고생이 컸다.
실제로 주민규는 지난 7월 13일 FC서울전 이후 106일 동안 무득점에 그치며 힘든 시간을 보냈다. 김판곤 감독이 "빨리 이겨내기를 바란다. 많은 압박을 받고 있는데, 스스로 극복해야 한다"며 독려했지만, 득점은 쉽게 나오지 않았다.
침묵이 길어지던 상황에서 주민규는 지난달 27일 포항 스틸러스와의 동해안 더비에서 기다리던 득점에 성공, 2-0 승리에 힘을 보탰다. 주민규의 마음고생을 알고 있는 울산 선수단은 주민규가 득점하자 마치 자기 골인 것처럼 기뻐하며 팀 주전 공격수 부활을 반겼다.
득점 가뭄을 씻어낸 주민규는 자신감을 얻었다. 그는 승리하면 우승을 차지할 수 있는 강원과의 맞대결에서 전과 비교해 가벼운 움직임을 보였다.
주민규는 최전방에서 상대 수비수들과 공중볼 경합을 펼치고, 적극적으로 압박을 하면서 강원을 괴롭혔다. 또한 순간적인 움직임으로 강원의 수비를 흔들며 골까지 노렸다.
기회를 엿보던 주민규는 후반 8분 역습 상황에서 이청용의 도움을 받아 2경기 연속골을 성공시켰다.
이로써 주민규는 올 시즌 10호 골을 신고, K리그1 4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에 성공했다. 주민규는 2021년 제주 유나이티드 유니폼을 입고 22골을 넣었고 2022년과 2023년에는 각각 17골을 터뜨렸다.
경기 후 주민규는 "지난해 울산으로 돌아올 때 우승하기 위해 선택했다. 울산은 이제 당연히 우승을 차지해야 하는 팀이다. 2019년 이곳에서 패배해 우승을 놓친 아픔이 있는데, 이를 깨면서 우승을 확정 지어 더 기쁘다"면서 "울산이 강팀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느꼈다"고 밝혔다.
2경기 연속골로 부진을 깨뜨린 주민규는 "힘들었다. 나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이기도 했다. 어려웠던 시간을 버틸 수 있었던 것은 감독님과 스태프, 동료들 덕분이다. 축구가 팀 스포츠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깨달은 시간이었다"고 동료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이어 "이제 어깨를 펴고 당당하게 집에 들어가 아내에게 인사를 하겠다. 축구 선수 아내로 산다는 것이 쉽지 않은데, 희생해 준 덕분에 좋은 선수로 거듭났다. 감사하다"고 아내에게 고마움을 나타냈다.
소속팀에서 2경기 연속골을 넣은 주민규는 4일 발표되는 대표팀 명단 발표를 기다리게 됐다. 주민규는 대표팀에서 오세훈, 오현규, 이영준 등 후배들과 경쟁해야 한다.
주민규는 "대표팀 소집을 통해 어린 후배들이 좋은 선수들이라고 느꼈다. 10살 차이가 나지만 이들을 보면서 더 노력해야겠다고 깨달았다. 또한 후배들을 보며 한국 축구의 미래가 밝다고 느꼈다"고 했다.
울산은 K리그 우승을 차지했지만, 아직 시즌은 끝나지 않았다.
3연패를 당한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엘리트에서 5경기를 더 치러야 한다. 또한 오는 30일에는 포항과 코리안컵 결승전을 앞두고 있다.
중요한 경기를 앞둔 울산 입장에서는 리그 막판 다시 살아난 주민규의 골 결정력이 호재가 될 전망이다.
dyk060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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