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규 "마쉬에 세금 전액 지원 약속했지만 거주 문제로 결렬"

경기장 잔디 엉망 지적에 "관리 주체는 협회 아냐"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문화체육관광부 등에 대한 종합국정감사에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4.10.24/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서울=뉴스1) 이상철 안영준 기자 =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지난 5월 축구대표팀 사령탑 후보 1순위였던 제시 마쉬 캐나다 감독과 협상이 결렬된 이유에 대해 세금 지원까지 약속했으나 국내 거주 문제가 걸림돌이 됐다고 밝혔다. 더불어 홍명보 감독을 뽑기 위해 일부러 마쉬 감독을 놓친 것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정 회장은 24일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종합 감사에 증인으로 출석, 강유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으로부터 마쉬 감독과 협상이 무산되 것에 대한 질의를 받았다.

축구협회는 지난 5월 전력강화위원회가 1순위 후보로 추천한 마쉬 감독과 협상 테이블을 차렸으나 계약이 불발됐다. 마쉬 감독은 얼마 지나지 않아 캐나다 축구대표팀을 맡았다.

다시 대표팀 감독 선입 절차를 밟은 축구협회는 정해성 전력강화위원장의 돌연 사퇴 등 논란 끝에 7월 홍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겼다.

강 의원은 "마쉬 감독은 한국 대표팀을 맡지 못한 점을 아쉬워했다. 마쉬 감독과 계약하지 않은 건 홍명보 감독 선임을 염두에 둔 게 아니냐는 의심이 생긴다"고 추궁했다.

정 회장은 "국내법상 180일 이상 거주할 경우 세금의 50%를, 그 이하일 경우 22%의 세금을 내야 했다. 마쉬 감독은 이 부분을 검토해봐야 한다고 했다"며 국내 거주 관련한 이슈로 계약이 불발됐다고 해명했다.

강 의원이 "축구협회 예산이 캐나다축구협회보다 더 많다"며 여전히 계약 불발 이유를 납득하지 못하자, 정 회장은 "(우리가) 22%와 50%에 상관없이 세금도 모두 내주겠다고 제안했다. 그럼에도 마쉬 감독은 거절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마쉬 감독이 직접 거주와 세금 문제로 한국 대표팀 감독직 제안을 거절했다고 편지를 보냈다"고 덧붙였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문화체육관광부 등에 대한 종합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있다. 2024.10.24/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이날 강 의원은 '잔디 논란'에 대해서도 정 회장을 질타했다.

지난 9월 현안 질의에서 이임생 축구협회 총괄이사는 마지막 발언을 통해 "선수들이 한국에 오면 잔디 때문에 뛰기 힘들다는 이야기를 많이 했다. 의원님들이 선수들에게 좋은 잔디에서 좋은 경기를 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며 울며 부탁했다.

강 의원은 이에 대해 "협회는 부탁할 게 아니라 잔디 문제의 책임 주체가 아니냐"면서 "프로축구연맹은 나름의 노하우도 있고 잔디 관리주체와 설명회도 하고 있더라. 그런데 협회는 무엇을 했느냐. 왜 거꾸로 여기에 와서 잔디 관리를 해달라고 읍소를 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협회는 잔디 관리 주체는 아니다. 각 경기장 각 지자체에서 관리하고, K리그의 경기장 잔디는 프로축구연맹에서 평가하고 있다"면서 "축구협회가 서울월드컵경기장을 관리하는 서울시설관리공단에 10억~20억 원을 줘야 하는 거냐"고 반문했다.

한편 최근 축구협회는 법인카드의 부적절한 사용과 관련된 의혹도 받고 있다. 축구협회 부회장의 아내가 운영하는 일식당에서 3년 동안 1230만 3000원을 사용, '일감 몰아주기'가 아니냐는 것.

정 회장은 이에 대해 "직접 가본 적은 없다. 예전부터 축구인이 많이 가던 단골집이라고 이야기를 들었다"고 했다.

이임생 대한축구협회(KFA) 기술본부 총괄이사2024.7.8/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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