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규 "감독 선임 개입? 전강위 추천 후보만 뽑았다"(종합)
"감독 뽑을 때마다 논란…규정따라 열심히 했다"
"홍명보 감독 선임 절차, 완벽하지는 않았다"
- 이상철 기자, 안영준 기자
(서울=뉴스1) 이상철 안영준 기자 = 국회로 불려 간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홍명보 남자 축구대표팀 감독 선임 때 절차적 하자가 있었다는 지적에 "완벽하지 않았고 미흡한 부분이 있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도 회장이 감독 선임 과정에 개입했다는 의혹에는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정 회장은 24일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종합 감사에 증인으로 출석, 민형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으로부터 불공정 논란에 휩싸인 홍 감독 선임 절차 관련 질의를 받았다.
민 의원은 축구협회의 남녀 축구대표팀 감독 선임 절차를 비교하면서 위원회 구성, 후보 면접 과정, 후보 평가, 내정 후 이사회 의결 과정 등을 들어 네 가지가 달랐다고 지적했다. 규정을 위반하고 이임생 기술본부 총괄이사가 홍 감독의 면접을 진행했으며, 주먹구구식으로 주관적 평가를 했다는 것이다.
축구협회는 지난 7월 홍 감독을 선임하는 절차에서 불공정 논란이 불거졌고, 문체부는 감사를 통해 절차상 문제가 있었다며 감독 선임 권한이 없는 이 이사가 홍 감독을 최종 후보로 추천한 것을 문제삼았다.
당시와 달리 축구협회가 최근 여자 축구대표팀 사령탑으로 신상우 김천상무 코치를 선임했을 때는 큰 잡음이 없었다.
이런 차이를 지적하자 정 회장은 "여러 가지 착오가 있다. 전력강화위원회는 10차 회의를 끝으로 홍 감독을 1순위로 추천하면서 사실상 할 일을 다 마쳤다. 이후 이 이사는 홍 감독과 계약을 위한 절차를 밟았다"며 "홍 감독에 대해 주먹구구식 주관적 평가를 했다고 하는데 전강위가 충분한 토의를 했기 때문에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정 회장은 "남녀 축구대표팀 선임 과정에 본질의 차이가 있다"고 강조했다.
정 회장은 "홍 감독을 선임하기까지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을 경질하고) 5개월의 시간이 걸렸다. 외국인 감독이 여러 사정을 이유로 결렬되는 등 새 감독을 찾는 데 시행착오를 겪었다. 그 과정에서 완벽하지 않고 미흡한 부분도 있었다"며 "그러나 지금까지 30여년간 남자 축구대표팀 사령탑을 선임할 때는 많은 논란이 있었다. 그러나 늘 규정에 따라 열심히 해왔다"고 덧붙였다.
축구협회의 감독 선임 때 논란이 일었던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문체부는 축구협회가 지난해 2월 클린스만 전 감독을 뽑을 때도 규정을 위반했다고 밝혔다. 전강위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한 상태에서 선임을 진행한 데다 감독 선임 권한이 없는 정 회장이 클린스만 전 감독 포함 최종 후보 2명과 2차 면접을 진행한 것이 부당하다고 했다.
이기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이 부분을 지적하자, 정 회장은 "면접이 아닌 협상의 한 과정이라 생각한다"고 부인했다.
이어 "2013년 축구협회장으로 취임한 뒤 전강위가 추천한 감독을 한 번도 뽑지 않은 적이 없다. 전강위를 무력화시킨 적도, 내 의견을 먼저 제시한 적도 없다"며 "사실과 다르다"고 해명했다.
더불어 정 회장은 이번에 감독을 선임하는 과정이 낱낱이 드러난 것에 대해서도 우려를 나타냈다.
이 의원이 "홍 감독에게 연봉 25억원 이상을 제시하며 대표팀을 맡아달라고 읍소한 것이냐"고 묻자, 정 회장은 "말씀하신 액수는 정확하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이어 "여러 경로를 통해 감독 선임 과정이 들춰졌다. 알려져서는 안 될 후보 명단이 공개됐고, 협상에 중요한 계약 조건까지 유출됐다. 앞으로 대표팀 감독을 선임할 때 큰 어려움이 따를 수 있다. 이런 민감한 내용은 밖으로 드러나선 안 된다"고 했다.
rok195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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