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규 회장, 천안축구센터 관련 배임죄 부인 "그런 사실 없다"
배현진 의원, 현산과 축구협회 유착 의혹 제기
- 이상철 기자, 안영준 기자
(서울=뉴스1) 이상철 안영준 기자 = 한 달 만에 다시 국회에 선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이 천안 축구종합센터 관련 배임죄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다만 구두로만 도움을 지시했다고 밝혔던 입장과 달리 축구협회와 HDC현대산업개발의 계약서가 공개된 점에 대해선 사과했다.
정 회장은 24일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종합 감사에 증인으로 출석,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으로부터 천안 축구종합센터 건립 과정에서 배임죄가 다분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배 의원은 "축구협회와 (정 회장의 회사인) 현대산업개발이 축구종합센터 건설사업 관리자문 용역계약서를 작성했다"며 정 회장의 직인까지 찍혀 있는 계약서를 공개했다.
이는 지난달 24일 현안 질의에서 정 회장이 구두로만 도움을 주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던 것과 다른 사실. 정 회장은 "잘못됐고 죄송하다고 생각한다"고 고개 숙였다.
아울러 배 의원은 "정 회장은 현대산업개발이 이번 건설과 관련해 하나의 이득을 본 것이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실제로 현대산업개발은 시공사인 동부건설의 상급관리자인 관리자문 현장소장 형태로 건설의 전반적 과정을 관리, 민감한 정보를 포함한 유무형 이득을 취한 정황이 있다"며 질타했다.
이어 배 의원이 정 회장에게 앞선 증언을 수정할 의사가 있느냐고 묻자, 정 회장은 "그런 사실이 없기 때문에 정정을 할 이유가 없다"고 부인했다.
그러면서 "축구협회에는 건설 전문가가 없다. 그래서 내부에서 동부건설을 잘 관리하기 위해 자문 계약을 했다"고 밝힌 뒤 "외부에 용역을 줄 경우 30억~40억원에 해당하는 돈이 드는데, 대신 현대산업개발 직원 노하우를 통해 동부건설이 잘하도록 도운 것"이라고 해명했다.
의혹은 또 있었다. 배 의원은 현대산업개발로부터 파견된 김풍년 행정지원실장이 현대산업개발에서 연봉을 받으며 축구협회에서도 각종 수당을 챙긴 점, 2014년과 2018년 현대산업개발에서 두 차례 승진까지 한 점 등을 지적했다.
배 의원은 "이는 배임의 소지가 다분하고, 특정경제범죄법상 가중처벌도 있을 수 있다"면서 "정 회장은 회장직 연임이 문제가 아니라 수사 대상이 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이와 관련해 유인촌 문체부 장관은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확인했다"면서 "축구협회와 현대산업개발의 관계나 의혹에 관한 것은 감사에 포함되지 않아 한계는 있다. 이 부분을 별도로 더 조사하겠다"고 답했다.
한편 정 회장은 배 의원으로부터 "축구협회 회장직을 연임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하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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