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규 "마음 여린 이임생, 쇼크로 입원"…문체위 강하게 질타

이임생, 지난달 현안 질의 출석 후 우울증 느껴
전재수 위원장 "문제가 드러나 충격 받은 거 아냐"

홍명보 남자 축구대표팀 감독이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열린 대한축구협회 등에 대한 현안질의에 출석해 생각에 잠겨 있다. 가운데는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 오른쪽은 이임생 기술총괄이사. 2024.9.24/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서울=뉴스1) 이상철 안영준 기자 =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지난달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현안 질의 때 출석한 이임생 기술본부 총괄이사가 큰 충격을 받아 입원했다는 발언에 국회의원들이 강하게 질타했다.

국회 문체위는 24일 종합 감사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정 회장을 불러 한 달 전 현안 질의 때 사퇴 의사를 피력한 이 이사의 거취에 관해 물었다.

축구협회는 지난 7월 축구 국가대표팀 사령탑으로 홍명보 감독을 선임했는데, 불공정 절차 논란이 불거졌다. 이에 문체부가 축구협회 감사에 나섰고 국회 문체위도 정 회장과 홍 감독, 이 이사 등 축구협회 관계자를 국회로 불러들였다.

9월 24일 현안 질의 때 증인으로 자리한 이 이사는 의원들로부터 홍 감독 선임 과정에 대한 추궁을 받았다. 특히 전력강화위원들을 회유했다는 의혹을 받자 "명예가 달린 문제다. 사퇴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후 이 이사는 병원에 입원했다가 최근 퇴원했다.

민형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 이사의 사퇴 처리를 물었고, 정 회장이 "현안 질의 다음 날에 정신적 충격을 받아 입원했다가 지난주 퇴원했다. 이 이사는 사의를 표명했고, 축구협회가 조만간 사퇴 처리를 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민 의원이 재차 이 이사가 입원하게 된 경위를 이야기하자, 정 회장은 "이 이사가 쇼크로 우울증이 와 입원했다. 마음이 상당히 여려서 그렇다"고 설명했다.

이에 민 의원은 "지금껏 (출석한 증인들이 정신적 충격을 받아 입원하는 등) 그런 적이 없었는데 이해가 잘 안된다"고 했다.

전재수 문체위원장(더불어민주당)도 정 회장의 설명이 오해의 소지가 있다고 꼬집었다.

전 위원장은 "우리가 현안 질의에서 이 이사가 쇼크에 빠지게 할 정도로 강요하고 부당하게 질의하거나 해서는 안 될 행위를 했다는 거냐"고 따져 물었다.

그러면서 전 위원장은 "홍 감독 선임 절차에서 국민들께 알려지지 않은 내용, 문제가 있었다는 것이 드러나니까 충격을 받은 거 아닌가. 국민들은 이렇게 바라볼 것"이라며 "정 회장의 말로는 마치 마음이 여린 분이 현안 질의의 충격으로 입원했다는 것처럼 느껴진다"고 지적했다.

이에 정 회장은 "그런 의미는 아니다. 이 이사가 의원들의 질의를 무겁게 받아들인 것 같다"며 "모든 사람이 국회 증언대에 서면 부담스럽다"고 해명했다.

rok195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