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4개월 만에 태극마크 단 이승우…"이 시간만을 기다렸다"
황희찬·엄지성 부상으로 대체 발탁…15일 이라크전
'입석' 기차 타고 대표팀 합류…"동료 환대 감사"
- 이상철 기자
(용인=뉴스1) 이상철 기자 = 홍명보호에 대체 선수로 발탁, 5년 4개월 만에 태극마크를 단 이승우(전북)가 "내가 가진 모든 걸 보여주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이승우는 13일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진행한 대표팀 공식 훈련에 앞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기사를 통해 5년 만에 대표팀에 뽑혔다는 걸 알고서 나도 깜짝 놀랐다"며 "선수들은 그대로인데 대표팀 유니폼, 훈련복 등 많은 것이 바뀌어서 감회가 새롭다"고 소감을 밝혔다.
2019년 6월 이란과 평가전을 끝으로 대표팀과 거리가 멀어졌던 이승우는 지난 12일 홍명보 감독의 부름을 받았다.
대표팀은 손흥민(토트넘)이 허벅지 부상으로 뽑히지 못한 데다 황희찬(울버햄튼)과 엄지성(스완지)이 10일 요르단과 원정 경기에서 크게 다쳐 측면 공격 자원이 부족해졌다. 이에 홍 감독은 이승우와 문선민(전북)을 대체 선수로 발탁했다.
이승우는 대한축구협회로부터 대표팀에 뽑혔다는 소식을 듣고, 12일 팀 동료 문선민과 동행했는데 기차표가 매진되는 바람에 '입석'을 이용해야 했다. 몸은 다소 불편했지만 마음만은 편했다고.
대표팀 동료들도 돌아온 이승우와 문선민을 격하게 환영했다. 이승우는 "5년이라는 시간이 지났는데 선수들이 너무 반가워해주고 축하해줬다. 고마웠다"며 "현재 대표팀 분위기도 매우 좋다"고 웃었다.
바르셀로나 유소년팀 출신 이승우는 연령별 대표팀을 밟으며 성장했다. 그는 2018 러시아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았고,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는 결승 일본전서 선제골을 넣는 등 금메달 획득에 크게 기여했다. 하지만 아시안게임 이후 파울루 벤투,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 재임 시절에는 중용을 받지 못했다.
이제 11경기(0득점)에서 멈춰 있는 A매치 기록도 12경기로 늘릴 수 있게 됐다. 이승우가 이틀 동안 훈련을 통해 홍명보 감독의 눈도장을 받는다면, 15일 열릴 이라크와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이라크전에 출전 기회를 얻을 수 있다.
물론 이승우는 도전자 입장이다. 현재 왼쪽 날개 경쟁에서는 '후배' 배준호(스토크)가 한발 앞서 있다. 배준호는 요르단전에서 후반 6분 부상당한 엄지성 대신 교체 투입돼 오현규(헹크)의 쐐기 골을 도우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이승우는 "정말 이 시간만을 기다려왔다. 이라크와 경기에 뛰면 정말 기쁠 것 같다. 만약 출전 기회가 주어진다면 내가 보여줄 수 있는 걸 모두 펼치고 싶다"면서도 "경기 출전 여부를 떠나 좋은 추억을 많이 쌓고 싶다"고 전했다.
러시아 월드컵에 참가한 이승우는 2022 카타르 월드컵에는 '해설위원'으로 현장을 찾았다. 모처럼 대표팀에 선발돼 두 번째 월드컵 무대를 밟겠다는 희망을 품을 법도 하지만, 이승우는 눈앞의 경기에 집중했다.
이승우는 "지금까지 북중미 월드컵 출전을 생각할 겨를은 없다. 흘러가는 시간에 몸을 맡긴 채 하루하루 열심히 훈련해왔다. 5년 만에 대표팀을 다시 찾은 지금도 같은 마음"이라고 했다.
rok195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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