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감 찾은 홍명보호, 다음 미션은 '안방 포비아' 털어내기
안방서 2승2무 7골 1실점, 원정은 5승 18골 1실점
15일 오후 8시 용인서 이라크와 월드컵 예선 4차전
- 안영준 기자
(서울=뉴스1) 안영준 기자 = 요르단전 완승으로 자신감을 찾은 홍명보호가 이번엔 '안방 포비아' 깨기에 도전한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15일 오후 8시 용인 미르스타디움에서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3차 예선 B조 조별리그 4차전을 치른다.
한국은 지난 10일(이하 한국시간) 요르단 암만에서 열린 요르단과의 3차전에서 2-0으로 이겼다. 이 승리로 한국은 지난 2월 아시안컵 4강전에서 요르단에 완패했던 악몽을 훌훌 털어버리고 B조 단독 선두에 올랐다.
이제 한국은 올해 국내서 열리는 마지막 A매치가 될 이라크전에서 안방서 다소 약했던 아쉬움까지 털어내고자 한다.
한국은 2026 북중미 월드컵 2·3차 예선 9경기를 치러 7승2무를 기록했다. 단 한 경기도 패하지 않았으나 나쁘지 않은 성적이다.
그런데 특이하게도 홈에선 2승2무에 7득점 1실점, 원정에선 5승에 18골 1실점으로 원정 성적이 훨씬 더 좋았다. 다득점을 올렸거나 내용이 좋았던 경기들은 대부분 원정경기다.
중국·태국·싱가포르 3개 팀과 홈 앤드 어웨이로 붙었던 2차 예선에선 모두 홈보다 원정에서 더 큰 득실 차 승리를 거뒀다.
2차 예선 유일한 무승과 실점이 나온 태국전 무승부도 안방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나왔다.
아직 진행 중인 3차 예선에서도 홈보다 원정에서 웃을 일이 더 많았다. 홈에서 치른 팔레스타인과의 경기에선 0-0 답답한 무승부를 거뒀는데, 원정 2경기에선 5골을 몰아치며 모두 이겼다.
통상 익숙한 환경과 홈 팬 응원을 받으며 치르는 홈 경기가 이동시간, 환경, 텃세 등을 극복해야 하는 원정경기보다 수월하기 마련이지만, 한국은 그렇지 못했다.
이유로는 잔디 문제와 최근 어수선한 분위기 등이 꼽힌다.
대표팀의 홈구장인 서울월드컵경기장 그라운드는 폭염과 폭우 등으로 완전히 망가져, 정상적 경기를 할 수가 없을 정도다.
실제로 지난 9월 팔레스타인과의 홈 경기에선 한국의 장점인 빠른 패스를 이어가지 못하는 모습이 자주 노출됐고, 불규칙 바운드로 결정적 슈팅 기회를 날리는 장면도 나왔다.
반면 원정 경기에선 오히려 잔디 상태가 홈보다 좋아, 적응이 어려워도 경기력은 더 잘 나오는 웃지 못할 상황이 연출됐다. 주장 손흥민이 직접 "원정에서 경기하기가 더 편했다"고 고백한 뒤 "선수들 경기력에 직결되는 문제니 (홈구장 잔디 문제가) 꼭 개선됐으면 좋겠다"고 작심 발언을 했던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다행히 이번 홈 경기는 잔디 영향을 크게 받지는 않을 예정이다. 대한축구협회(KFA)는 이라크전을 서울이 아닌 용인 미르스타디움으로 옮겨 치른다. 미르스타디움 잔디는 상대적으로 좋은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하나의 변수는 홍명보 감독과 KFA를 향한 축구 팬들의 불만이다.
최근 팬들은 감독 선임 불공정성 논란과 미숙한 운영의 KFA에 큰 아쉬움을 갖고 있다. 이는 지난 9월 팔레스타인전에서 크게 폭발, 홈 팬들이 야유를 보내는 초유의 사태까지 벌어졌다. 이 과정서 김민재(바이에른 뮌헨)가 붉은악마와 실랑이를 벌이기도 했다.
한 축구인은 팔레스타인전 홈 경기를 보며 "선수들 입장에선 뛰기가 싫었을 정도로 충격이 컸을 것이다. 홈이면 팬들 앞에서 더 신나게 즐겨야 하는데, 이러면 원정보다도 더 괴로운 환경"이라고 표현했다. 더 부담이 크고 이기기 쉽지 않았다는 뜻이다.
아직 전체적으로 민심은 차갑지만 경기장 분위기는 다를 공산이 크다. 약 3만5000석을 수용할 수 있는 미르스타디움은 일부 시야제한석을 제외하면 사실상 매진됐다.
요르단 원정 승리로 챙긴 자신감으로 이제 안방에서 작아졌던 모습을 털어내야한다.
tre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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