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두렁 잔디'에 상암 포기…축구대표팀 10월 이라크전 용인서 개최(종합)

폭염·외부 행사 등으로 잔디 손상
"미르스타디움 잔디 상태 양호"

잔디 상태가 훼손된 서울월드컵경기장. /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서울=뉴스1) 김도용 안영준 기자 = 서울월드컵경기장의 심각한 잔디 훼손 탓에 축구대표팀의 2024년 마지막 홈 경기가 용인에서 펼쳐진다.

24일 대한축구협회는 "다음 달 15일 열리는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3차 예선 B조 조별리그 4차전 장소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용인 미르스타디움으로 아시아축구연맹(AFC)에 변경을 요청했다"면서 "세부 사항이 확인되는 대로 홈경기 장소 변경을 요청하는 공문과 관련 자료를 아시아축구연맹(AFC)에 제출할 예정이다. AFC는 조만간 현장 실사를 진행한 뒤 장소 변경에 대해 승인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협회는 "지난 23일 서울월드컵경기장 현장실사를 통해 잔디 상태를 확인한 결과 현재 상태로는 잔디 보식 등 여러 방안을 최대한 동원해도 이라크전까지 경기장 잔디 상태를 현격히 개선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한국 축구의 성지이자 A대표팀의 홈구장인 서울월드컵경기장은 최근 폭염과 외부 행사 등으로 잔디가 크게 손상돼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 5일 이곳에서 열린 월드컵 3차 예선 1차전 팔레스타인전(0-0 무승부)에선 선수들이 훼손된 잔디 탓에 패스 실수를 남발했고 부상 위험에 노출되는 등 좋은 경기력을 방해했다.

용인미르스타디움 전경(용인시 제공) ⓒ News1 김평석 기자

주장 손흥민은 경기 후 "기술 좋은 선수들이 (잔디 때문에) 볼 컨트롤이나 드리블에서 어려움이 있었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이어 10일 원정으로 열린 오만과의 2차전(3-1 승리)을 마친 뒤에는 "이곳 잔디 상태가 너무나도 좋아서 자신 있는 플레이를 했다. 홈구장 잔디도 개선됐으면 좋겠다"며 작심 발언을 했을 정도다.

선수들의 불만에도 KFA는 10월 홈 경기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개최하겠다고 AFC에 제출했다. 하지만 이 상태로는 장소를 허가할 수 없다는 AFC의 지적을 받았다.

이에 KFA는 지난 2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의 잔디 상태를 점검했다. 협회 관계자는 "서울시설관리공단에서 잔디 보수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하지만 시간이 촉박해 마냥 기다릴 수 없다"면서 "안산, 천안 등도 대체 경기장 후보로 거론됐다. 하지만 경기장 상태와 여러 여건을 고려, 용인미르스타디움으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협회는 "현장 실사 하루 전 수원 삼성의 홈경기로 손상이 있지만 상대적으로 잔디가 양호한 상태다. 향후 예정된 K리그2 두 경기(25일, 10월 6일) 일정을 고려해도 현재 날씨로는 잔디 회복 및 관리가 어느 정도 가능할 것으로 판단됐다"고 전했다.

용인미르스타디움은 3만7000석 규모로 지난해 여자 축구대표팀 A매치를 개최한 바 있다. 또한 현재는 수원 삼성이 그라운드 보수 공사에 들어간 수원월드컵경기장을 대신해 사용하고 있다.

dyk060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