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어지는 일본 축구, 시스템부터 대표팀 지원까지 거듭된 성장

대표팀 위한 전세기 사용‧분석팀 운영 등 차이 커
장기 목표 뚜렷한 일본, 한국은 주먹구구식 운영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2연전을 기분 좋게 시작한 일본. ⓒ AFP=뉴스1

(서울=뉴스1) 김도용 기자 = 바람 잘 날이 없는 한국 축구와 달리 '라이벌' 일본은 점점 발전하고 있다. 축구협회의 행정 능력부터 국제 외교, 대표팀 운영 등 여러 방면에서 한 걸음씩 더 나아지고 있다. 발전은커녕 후퇴만 거듭하며 거센 비난을 받는 한국의 현실과는 다른 모습이다.

한국 축구는 지난해 2월부터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협회의 미흡한 행정 능력부터 대표팀의 경기력 저하까지, 모든 면에서 아쉬운 모습이다.

반면 일본은 한국에 비해 축구 인프라, 유소년 육성 방식 등 밑바닥부터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최근에는 A대표팀에 관해서도 한국과 서서히 격차를 벌리는 모습이다. 명확한 방향 설정, 그 곳으로 가기 위한 대표팀 지원이 지금의 격차를 차이를 만들었다.

영국 유력지 가디언은 9월에 펼쳐진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 1, 2차전을 지켜보고 "일본은 맑고 푸른 바다에 있지만 한국은 월드컵 예선에서 야유를 받았다"고 아시아를 대표하는 두 강호를 비교했다.

실제로 한국과 일본은 9월 A매치를 상반된 분위기로 보냈다. 한국은 우여곡절 끝에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홍명보 감독 체제에서 첫 경기를 0-0으로 비겼다. 약체 팔레스타인을 상대로 한 홈 경기였는데 실망스러운 결과였다. 내용도 만족스럽지 못했다. 다행히 오만 원정에서 3-1로 이겼지만 이 역시 선수들 개인 역량에 기댄 승리였다.

반면 일본은 2경기에서 무려 12골을 뽑아내며 2연승에 성공했다. 일본은 까다로운 상대인 중국을 홈으로 불러 7-0 대승을 거두며 기분 좋게 시작하더니 바레인 원정으로 떠나 5-0 대승을 거뒀다. 2경기에서 일본은 일관된 전술을 선보였고 짜임새 있는 축구를 선보였다.

팔레스타인과의 홈 경기에서 0-0비긴 한국. /뉴스1 ⓒ News1 김도우 기자

일본의 모리 마사후미 풋볼존 기자는 "2022 카타르 월드컵 직후 모리야스 하지메 감독은 스스로 선수들을 코치했지만 이제는 전문적인 코치들에게 훈련을 맡기고, 본인은 팀을 관리하는데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 덕분에 다양한 지혜들이 모이고, 코치도 육성하는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면서 "일본은 2026 북중미 월드컵에서 8강을 목표로 두고 팀을 만들고 있다"고 전했다.

선수단 지원에서도 두 축구협회는 차이를 보였다. 유럽에서 활약하는 한국 국가대표 선수들은 소속팀 일정을 마치고 각각 귀국했다. 반면 대부분 유럽에서 뛰는 선수들로 대표팀이 구성된 일본은 벨기에에서 모여 전세기를 타고 일본으로 이동했다.

자국에서 1차전을 치른 뒤 중동으로 넘어가는 상황에서도 차이가 있었다. 한국은 경기 후 하루 쉬고 다음 날 카타르 도하를 거쳐 오만으로 넘어갔다. 반면 일본은 중국전 대승 후 전세기를 타고 바로 바레인으로 이동했다.

모리 기자는 "최근 들어 일본은 유럽에서 뛰는 선수들로 대표팀을 꾸리고 있어 선수들 소집 일정이 문제였다. 경기 전날에서야 모두가 소집되는 등 선수들의 컨디션 조절이 문제가 됐다"면서 "일본은 이전 월드컵 3차 예선 첫 경기에서 패한 적이 있는데, 같은 실수를 하지 않기 위해 이번에 전세기를 이용했다"고 설명했다.

오는 10월 요르단과 사우디에서 각각 월드컵 예선 3차전을 치르는 한국과 일본은 모두 전세기를 통해 이동할 예정이다. 원정 경기 후 5일 뒤 자국에서 펼쳐지는 경기를 앞두고 선수들의 피로도를 최대한 줄이기 위한 방안이다.

팀을 지원하는 스태프에서도 차이가 있다. 현대 축구에서 가장 중요한 전력 분석의 규모가 큰 차이를 보인다.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홍명보 감독을 비롯한 외국인 코치들/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현재 홍명보호에 전문 전력 분석관은 2명이다. 티아고 마이아 전술 코치가 전력 분석관들과 함께 머리를 맞대고 있지만 전문 분석관은 2명이다.

일본은 전문 분석관이 4명이다. 일본도 카타르 월드컵 이후 한국처럼 2명의 분석관으로 팀을 구성했지만 지난해 아시안컵 이후 4명으로 확대했다. 많은 수의 분석관은 일본과 상대 팀에 대한 분석을 충실히 수행했고, 중국전 제대로 효과를 냈다. 당시 일본은 전반에 포백, 후반에 백스리로 전환하며 7-0 대승을 이뤄냈다.

일본은 아시안컵부터 전력 분석에 진심을 다하는 모습이다. 당시 일본은 8명의 전문 분석관과 함께 25명의 대학생 스태프가 함께했다. 과거 세비야에서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우승을 경험했던 스카우트 와카바야시 다이치를 포함해 총 4명이 카타르 현지에서 전력을 분석했다. 나머지 4명과 25명의 스태프는 일본에서 비디오를 통해 세밀하게 경기를 파악했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뉴스1 ⓒ News1 김도우 기자

아시아의 왕좌를 다투는 두 팀의 가장 차이는 지속성에서 나온다. 한국은 2022 카타르 월드컵 후 파울루 벤투 감독과 작별한 뒤 당장 눈앞에 상황만 벗어나기 위한 주먹구구식 운영을 하고 있다. 이에 팀 스타일도 일관적이지 않고 시도 때도 없이 변한다.

반면 일본은 카타르 월드컵 이후 '월드컵 우승'을 다시 한번 목표로 잡으며 수장에게 힘을 실어주며 차근차근 나아가고 있다. 2회 연속 월드컵 16강에 오른 일본은 일찌감치 북중미에서 8강을 우선 목표로 잡았다.

dyk060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