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손흥민에 의존? 동의할 수 없어…전술은 맞았다" [일문일답]

북중미 월드컵 3차 예선 1승 1무로 B조 2위
10월 요르단·이라크와 대결…"모두 이기겠다"

12일 인천공항에서 오만과 원정경기를 마친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이 귀국해 언론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4.9.12/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인천공항=뉴스1) 이상철 기자 = 오만 원정에서 천신만고 끝에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 첫 승을 거둔 홍명보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손흥민(토트넘),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등 선수들에게 전술적으로 너무 의존한다는 지적에 "동의하기 어렵다"고 강하게 부인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북중미 월드컵 3차 예선 오만과 원정 경기를 마치고 12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지난 7월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의 후임으로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홍 감독은 친선경기 없이 곧바로 월드컵 본선 진출권이 걸린 3차 예선을 치렀다.

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약체 팔레스타인과 첫 경기에서 답답한 90분을 보낸 끝에 0-0으로 비기며 불안하게 출발했다. 이어 10일 오만 무스카트의 술탄카부스 경기장에서 펼친 오만과 2차전에서는 3-1로 승리, 반등의 계기를 마련했다.

1승 1무(승점 4·3골)를 기록한 한국은 요르단(승점 4·4골)에 다득점으로 밀려 B조 2위에 자리했다. 승점 4와 1골을 기록한 이라크는 B조 3위다.

다만 오만전에서 깔끔하게 이기지는 못했다. 전반 10분 황희찬(울버햄튼)의 선제골이 터졌지만 전반 막판 세트피스 때 정승현(알와슬)의 자책골로 동점을 허용했다. 후반 37분 이강인의 도움을 받은 손흥민의 역전 골이 터지기 전까지는 아슬아슬한 승부를 이어가는 등 만족스러운 경기력이 아니었다.

홍 감독은 "경기하다 보면 90분 동안 모든 걸 완벽하게 펼칠 수는 없다. 분명히 어려운 시간도 있는데, 그때 실점하게 되면 더 힘든 상황에 몰릴 수 있다. 앞으로 이런 부분을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선수들에게 전술적으로 의존했다는 비판에 대해서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홍 감독은 "나하고는 완전히 다른 생각이다. 분수령이 된 시간에 전술적으로 변화를 줬고, 그 전술이 맞았다"면서 "그 부분에 동의하기 어렵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지금도 내 생각을 바꿀 뜻이 없다. 전술적으로 충분히, 우리 선수들이 후반전 30분 남겨놓고는 완벽하게 잘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24일 열릴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현안 질의 때 증인으로 채택된 홍 감독은 "나중에 그런 일이 있게 된다고 하면 당연히 잘할 거다. 특별히 내가 아는 내용은 없다"고 말했다.

12일 인천공항에서 오만과 원정경기를 마친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이 귀국하고 있다. 2024.9.12/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다음은 홍명보 감독의 귀국 인터뷰 일문일답.

-팔레스타인과 오만전을 마친 총평은.

▶가장 좋은 시나리오는 두 경기에서 다 이기는 것이었는데, 그런 결과를 내지 못했다. 팔레스타인과 1차전은 이기지 못했지만 오만과 2차전에서는 승리했다. 이제 시작하는 입장에서 나쁘지 않은 결과였다. 앞으로 남은 (3차 예선) 8경기를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좋은 생각을 가지게 된 2연전이었다.

-이번 2연전을 통해 대표팀의 방향성을 확실히 잡았나.

▶어떤 식으로 또 팀을 발전시켜야 하는지에 대해 코치진, 선수들과 소통을 많이 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우리의 생각을 좁혀가는 상황이다.

-두 경기를 치르는 동안 소득은.

▶팔레스타인전에서는 전반전보다 후반전이 좋았다. 그리고 오만전은 팔레스타인전보다 (경기력이) 나아졌는데 이것이 가장 큰 소득이다. 선수들과 팀에 좀 더 긍정적인 생각을 갖게 했다.

-세트피스 수비가 불안했는데.

▶경기하다 보면 90분 동안 모든 걸 완벽하게 펼칠 수는 없다. 분명히 어려운 시간도 있는데, 그때 실점하게 되면 더 힘든 상황에 몰릴 수 있다. 앞으로 이런 부분들을 개선해야 한다.

10일 (한국시간) 오만 무스카트의 술탄카부스 경기장에서 열린 오만과의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 B조 조별리그 2차전 대한민국과 오만의 경기에서 대한민국 손흥민이 득점한 후 기뻐하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2024.9.10/뉴스1

-공격 전술에서는 손흥민 등 선수들에게 의존했다는 지적도 있는데.

▶나하고는 완전히 다른 생각이다. 분수령이 된 시간에 전술적으로 변화를 줬고, 그 전술이 맞았다. 그 부분에 동의하기 어렵다. 지금도 내 생각을 바꿀 뜻이 없다. 전술적으로 충분히, 우리 선수들이 후반전 30분 남겨놓고는 완벽하게 잘했다고 생각한다.

-10월에는 더 만만치 않은 요르단, 이라크를 상대해야 하는데.

▶예를 들어 리그 우승을 차지하려면 강력한 라이벌에 절대 승점을 줘서는 안 된다. (우리가 월드컵 본선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요르단, 이라크를 상대로 승점 관리를 잘해야 한다. 이미 상대 전력 분석에 들어갔다. 조금 이르지만 (10월 두 경기에서는) 승점 관리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에 초점을 두고 경기를 잘 운영해야 할 필요가 있다.

-짧은 소집 기간에 선수들의 컨디션과 경기력을 끌어올려야 하는 과제가 있는데.

▶선수들이 각자 소속팀으로 복귀했다. 지금부터 나와 코치진은 선수들의 경기를 점검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리고 좋은 경기력을 보이는 선수들도 찾아야 한다. (다음 소집까지) 남은 기간 선수 구성 등 대표팀 운영에 대해 전체적으로 한 번 되돌아보려 한다.

-24일 국회에 출석해야 하는데.

▶나중에 그런 일이 있게 된다고 하면 당연히 잘할 거다. 특별히 내가 아는 내용은 없다.

rok195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