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1 PICK]눈물 쏟은 손준호 "중국 공안 압박에 거짓 자백했다"
中축구협회, 지난 10일 손준호에 영구제명 발표...선수 생명 위기
"中 공안이 가족사진 보이며 협박해… 가족 돌아가기 위해 혐의 인정"
- 김영운 기자, 김진환 기자
(서울=뉴스1) 김영운 김진환 기자 = 승부 조작 혐의로 중국축구협회로부터 영구 제명 징계를 받아 선수 생활을 마감할 위기에 놓인 손준호(32·수원FC)가 중국 공안이 가족을 얘기하며 협박해 혐의를 강제로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며 눈물로 억울함을 호소했다.
손준호는 11일 오후 경기 수원종합운동장 체육회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중국 공안이 외교부를 통해 내 아내를 체포해 내가 있던 구치소에서 같이 조사할 수도 있다고 협박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휴대전화 속 딸과 아들 사진을 보여주면서는 '아이들은 무슨 죄가 있냐, 엄마까지 이곳으로 오면 아이들은 어떻게 지내겠냐'며 빨리 혐의를 인정하라고 강요했다"며 울먹였다.
손준호는 "중국 공안이 지금이라도 혐의를 인정하면 빠르면 7∼15일 뒤에 나갈 수 있다고 했다. 외국인이고, 외교 문제도 있고, 보석도 가능하다고 회유했다"며 "무엇인지도 모르는 혐의였지만 빨리 가족 품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말에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고 억울해했다.
공안 조사 당시 음성 파일을 공개해 자기가 불법적으로 수사받은 과정을 밝히고 싶었다는 손준호는 "내 결백을 떳떳하게 밝히고 싶지만, 공안은 영상만 있을 뿐, 음성은 단 하나도 없다고 한다"며 "그들에게 증거라는 건 초기 압박 수사를 통한 내 거짓 자백뿐"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중국축구협회는 지난 10일 ‘전(前)산둥 타이산 선수 손준호는 정당하지 않은 이익을 도모하려고 정당하지 않은 거래에 참여해 축구 경기를 조작하고 불법 이익을 얻었다’며 ‘축구와 관련된 어떠한 활동도 평생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중국축구협회가 국제축구연맹(FIFA)에 징계 내용을 통보하고, FIFA가 징계위원회를 열어 검토한 뒤 이를 받아들이면 손준호는 어느 국가에서도 축구선수로 뛸 수 없게 된다.
손준호는 지난해 5월 중국 상하이 훙차오공항을 통해 귀국하려다 공안에 연행됐고, 이후 형사 구류돼 랴오닝성 차오양 공안국의 조사를 받았다.
당시 중국 당국이 밝힌 손준호의 혐의는 ‘비(非)국가공작인원 수뢰죄’로 정부 기관이 아닌 기업 또는 기타 단위에 소속된 사람이 자신의 직무상 편리를 이용해 타인의 재물을 불법 수수한 경우 등에 적용된다.
약 10개월 동안 구금된 끝에 지난 3월 석방된 손준호는 6월 수원FC 유니폼을 입고 K리그1 무대에 복귀해 팀의 핵심 자원으로 활약해왔다.
kwangshinQQ@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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