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명 뛴 북한, 카타르와 2-2 무승부…월드컵 3차 예선 첫 승점

장국철 퇴장으로 수적 열세, 원더골 두 방 터뜨려

북한 축구대표팀. ⓒ AFP=뉴스1

(서울=뉴스1) 이상철 기자 = 16년 만에 월드컵 본선 진출을 노리는 북한이 수적 열세를 딛고 '아시아 챔피언' 카타르와 비겼다.

북한은 10일 라오스 비엔티안의 라오스 신국립경기장에서 열린 카타르와의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 A조 조별리그 2차전에서 1명이 퇴장당했지만 2-2 무승부를 기록했다.

앞서 1차전에서 우즈베키스탄에 0-1로 졌던 북한은 이로써 북중미 월드컵 3차 예선 첫 승점(1무 1패·승점 1)을 획득했다.

북한은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회 이후 16년 만의 월드컵 본선 진출에 도전한다.

2019년과 2024년 아시안컵 2연패를 달성한 카타르는 수적 우세에도 북한의 수비를 못 뚫어 3차 예선 2경기 연속 무승에 그쳤다. 카타르는 첫 경기에서 파울루 벤투 감독이 지휘하는 아랍에미리트(UAE)에 1-3으로 졌다.

북한과 카타르는 경기 초반 한 차례씩 위협적인 공격을 펼쳤다. 북한은 전반 9분 김범혁의 오른발 중거리 슈팅이 상대 골키퍼 선방에 막혔고, 카타르는 전반 16분 알모에즈 알리의 슈팅이 골대를 강타했다.

팽팽한 흐름은 북한이 먼저 깼다. 전반 19분 리일성이 왼쪽 측면에서 중앙으로 치고 들어가며 한 명을 제친 뒤 강력한 오른발 중거리 슈팅으로 카타르의 골문을 열었다.

하지만 북한의 기쁨은 오래가지 않았다. 전반 25분 북한 주장 장국철이 페널티 박스 안에서 아크람 파피프를 잡아 넘어뜨렸고, 주심은 비디오판독(VAR) 끝에 페널티킥과 함께 장국철의 퇴장을 선언했다.

카타르는 전반 31분 아피프가 페널티킥 키커로 나서 골문 안 왼쪽 구석으로 차 넣어 1-1 균형을 맞췄다.

이후 수적 열세에 놓인 북한은 카타르의 파상 공세를 막는 데 힘썼지만, 전반 44분 알리의 대포알 슈팅을 막지 못해 1-2 역전을 허용했다.

북한 축구대표팀. ⓒ AFP=뉴스1

후반전 들어 폭우가 쏟아지면서 경기 흐름이 바뀌었다. 배수가 잘 안돼 그라운드 곳곳에 물이 고이면서 제대로 공이 굴러가지 않을 정도로 '논두렁 축구'가 펼쳐졌고, 북한이 이 틈을 타 동점을 만들었다.

후반 7분 프리킥 기회에서 강국철이 왼발 장거리 슈팅을 날린 것이 빨랫줄처럼 날아가 골네트를 흔들었다.

장대비가 계속 쏟아지자, 주심은 후반 12분 경기를 중단했다. 양 팀 선수들이 선수 대기실로 들어가 빗줄기가 잦아들기를 기다렸고, 경기는 약 20분이 지난 뒤 재개했다.

북한은 후반 19분과 후반 21분 결정적 득점 기회를 잡았는데 이를 골로 연결하지 못했다. 이후 수비에 집중한 북한은 카타르의 공세를 모두 막아내며 월드컵 3차 예선 첫 승점을 챙겼다.

rok195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