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축구 드론염탐 파문, 코파서도 사용 "마쉬 감독도 인지" [올림픽]

"도쿄 올림픽 금메달 더럽혀 질수도"

캐나다 여자 축구대표팀. ⓒ AFP=뉴스1

(서울=뉴스1) 이재상 기자 = 상대 훈련을 드론으로 염탐하다 발각된 캐나다 여자축구 사태가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 여자 축구 대표팀뿐만 아니라 제시 마쉬 감독이 이끄는 남자 대표팀도 2024 코파 아메리카(남미축구선수권대회)에서 드론을 사용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27일 BBC에 따르면 캐나다 대표팀은 이번 사태 이전에도 드론을 사용한 것으로 파악됐다.

캐나다 매체는 "남녀 대표팀 모두 최근 수년 동안 드론에 의존해 왔다"고 비판했다.

2020 도쿄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획득했던 캐나다 여자 축구는 최근 드론 염탐 사태로 망신살이 뻗쳤다.

지난 22일 조별리그 1차전에 앞서 캐나다 스태프는 상대인 뉴질랜드 대표팀 훈련장에 드론을 띄었다가 걸려 논란이 됐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의해 체포됐다. 이 사건으로 인해 캐나다 대표팀 수석코치, 전력 분석 등이 즉시 퇴출당했다.

캐나다축구협회는 1차전이 끝난 뒤 공식 성명을 통해 버벌리 프리스트먼 감독의 직무 정지도 발표했다.

문제는 여자 대표팀만 드론을 사용한 것이 아니란 점이다. 캐나다축구협회 최고경영자인 케빈 블루는 최근 끝난 코파아메리카에 출전했던 남자 대표팀도 드론을 통한 염탐을 했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캐나다는 코파에서 준결승에 올라 최종 4위로 대회를 마쳤다.

한국 축구대표팀 사령탑 후보로 꼽혔던 제시 마쉬 캐나다 대표팀 감독도 이 사실을 인지했으며 관련자들을 비판한 것으로 전해졌다.

제시 마쉬 캐나다 남자 축구대표팀 감독. ⓒ AFP=뉴스1

블루 CEO는 "코파 대회에서도 드론 사용 시도 사례가 있었다"며 "사건이 벌어지고 마쉬 감독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는 직원들이 관행처럼 저지른 일을 비난했다"고 말했다.

캐나다 올림픽위원회의 최고경영자인 데이비드 슈메이커는 이번 사태와 관련해 "도쿄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여자 축구가 거둔 승리가 퇴색될 수 있는 정보들이 나오고 있다"며 "이를 의심하게 만드는 무언가가 있을 수 있다는 생각에 속이 메스껍다"고 비판했다.

공교롭게도 도쿄 금메달 당시 사령탑도 최근까지 팀을 이끌었던 프리스트먼 감독이다.

하지만 전직 사령탑과 선수들은 도쿄 올림픽 당시 드론 사용이 없었다며 자신들을 향한 의심어린 눈초리에 반박했다.

존 허드먼 전 감독은 "내가 지휘봉을 잡은 동안 이러한 일들이 허용되지 않았을 것이라 매우 확신한다"고 말했다. 그는 2022년 카타르 월드컵에서 캐나다 남자 대표팀을, 2012년 런던과 2016년 리우 올림픽에서는 여자 대표팀을 이끌었다.

2000년부터 지난해까지 23년간 국가대표로 활약했던 캐나다 여자축구 전설 크리스틴 싱클레어는 강하게 부인했다.

싱클레어는 "내가 23년 동안 국가대표를 했으나 팀 또는 개인 회의에서 드론 영상을 보거나 논의한 적이 한 번도 없었다"고 자신의 SNS를 통해 밝혔다.

앤디 스펜스 코치가 감독 대행을 맡은 캐나다 여자대표팀은 29일 개최국 프랑스와 조별리그 A조 2차전을 갖는다.

alexei@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