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감독 떠나는 울산 "축구협회와 교감 있었다…고별전은 미정"
김광국 대표 "협회가 일방적으로 결정한 것 아냐"
팬들 반발 예상…"목표 달성 위해 최선 다할 것"
- 이상철 기자
(서울=뉴스1) 이상철 기자 = 홍명보(55) 울산 HD 감독이 축구 국가대표팀 차기 사령탑으로 내정된 것은 갑작스럽게 결정된 건 아니다. 대한축구협회(KFA)와 울산 구단, 홍명보 감독이 그동안 교감을 나눈 끝에 이뤄진 일이다.
대한축구협회는 7일 국가대표팀 신임 사령탑으로 홍명보 감독을 내정했다고 발표했다.
지난 2월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을 끝으로 해임된 뒤 5개월 가까이 이어진 대한축구협회의 국가대표팀 사령탑 찾기는 홍명보 감독의 내정으로 마무리됐다.
홍명보 감독은 2014 브라질 월드컵 이후 10년 만에 두 번째로 국가대표팀 지휘봉을 잡게 됐다. 2013~2014년 국가대표팀을 맡은 그는 브라질 월드컵에서 1무2패로 조별리그 탈락했고, 이후 비판 여론이 거세지자 자진 사퇴한 바 있다.
대한축구협회는 당초 외국인 감독에 무게를 두고 선임 작업을 진행했다. 협상 실무를 책임진 이임생 기술총괄 이사는 최근 유럽으로 건너가 거스 포옛 전 그리스 대표팀 감독, 다비드 바그너 전 노리치 시티 감독 등 외국인 후보자를 만났다.
하지만 협상이 원활하지 않자 결국 대한축구협회는 홍명보 감독으로 방향을 틀어 최종적으로 승낙을 받아냈다.
홍명보 감독은 앞서 전력강화위원회가 추린 최종 후보 중 한 명으로, 대한축구협회는 협상 창구를 열어두고 있었다.
울산 구단도 대한축구협회와 교감을 나눴다고 밝혔다.
김광국 울산 구단 대표이사는 뉴스1과 통화에서 "대한축구협회와 홍명보 감독이 일방적으로 결정한 것은 아니다"라며 "(오래전부터) 대한축구협회와 홍 감독 선임에 대한 협의를 해왔다. 다만 (언제부터였는지) 그 시점을 구체적으로 밝히긴 어렵다"고 말했다.
지난 5일 K리그1 수원FC전에서 울산 선수단을 이끌었던 홍 감독이 언제 울산 지휘봉을 내려놓을지는 미정이다.
국가대표팀의 다음 A매치는 9월 5일 팔레스타인과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 1차전으로 아직 시간적 여유가 있지만, 사령탑을 잃게 된 울산은 당장 빡빡한 경기 일정을 소화해야 한다.
10일 광주FC전을 시작으로 13일 FC서울전, 17일 인천 유나이티드전, 20일 전북 현대전 등 K리그1과 코리아컵 경기가 3~4일 간격으로 예정돼 있다.
김광국 대표는 "홍명보 감독의 고별전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홍 감독이 떠날 시점은) 대한축구협회와 더 이야기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K리그1 3연패에 도전하고 후반기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와 FIFA 클럽 월드컵에 참가하는 울산은 이른 시일 내 홍명보 감독의 후임을 찾아 어수선한 분위기를 추슬러야 한다.
아울러 울산은 당장 감독을 잃게 된 팬들도 달래야 한다. 앞서 울산 팬들은 홍 감독이 국가대표팀 감독 후보로 거론되자 강하게 반발했다.
김광국 대표는 "홍명보 감독이 그동안 울산에서 보여준 능력, 성취, 존재감은 어떤 지도자가 와도 범접하기 어려울 것"이라면서 "감독이 바뀌게 됐지만 올해 초 설정한 (K리그1 3연패 포함) 우리의 목표를 모두 달성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팀이 흔들림 없이 준비한 모습을 보인다면 팬들의 지지를 받을 수 있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rok195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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