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현규부터 양민혁까지…빛을 보는 K리그 준프로 계약 제도
2018년부터 시작…오현규‧권혁규‧정상빈 등 해외 진출 발판
올해 양민혁 두각…대전 윤도영‧서울 강주혁 등 주목
- 김도용 기자
(서울=뉴스1) 김도용 기자 = 2024년 K리그에서 가장 많이 언급되는 이름은 FC서울의 제시 린가드(32)와 강원FC의 양민혁(18)이다. 린가드야 예상했으나 양민혁은 시즌 전 누구도 주목하지 않았는데, 가장 뜨거운 선수로 자리를 잡았다.
당장의 실력과 향후 발전 가능성 덕에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모이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의 빅클럽도 그에게 관심을 보이고 있다.
고교생 3학년인 양민혁이 날개를 펼칠 수 있었던 중요한 배경은 지난 2018년부터 K리그에 도입된 '준프로 계약 제도'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K리그 구단 산하 유소년 선수의 기량 증가와 유망주 조기 발굴, 유소년 클럽에 대한 투자 강화를 유도하기 위해 2018년 준프로 계약 제도를 도입했다.
이에 따라 각 구단은 산하 유소년 클럽 소속 선수 중 고교 1~3학년 재학 중인 선수와 준프로 계약을 맺을 수 있게 됐다. 계약 기간은 고교 3학년 해의 12월 31일까지로 최대 3년이며, 계약 조건은 연 1200만원이다.
준프로 계약이 생기면서 유소년 시절부터 두각을 드러냈던 유망주들이 하나둘 이른 시기에 준프로 계약을 체결했다.
오현규, 권혁규(이상 셀틱), 정상빈(미네소타), 김지수(브렌트포드), 강상윤(수원FC), 강성진(서울), 김정훈(전북) 등 준프로 선수들의 성공 사례가 늘어나면서 각 팀은 재능이 있는 선수들을 빠르게 프로 무대에 데뷔시키고 있다.
연맹에 따르면 지난 2018년부터 7년 동안 총 50명이 준프로 계약을 맺었다. 매해 증가하는 추세로 올해는 9개 구단에서 16명과 준프로 계약을 체결했다.
준프로 계약으로 인해 선수들의 해외진출 형태와 시기도 달라졌다. 오현규, 권혁규 등은 준프로 계약을 맺은 뒤 빠르게 상무 입대를 택하면서 이른 나이에 병역 문제를 해결했다. 이후 이른 나이에 유럽에 진출하면서 하나의 유럽 진출 방법 루트를 만들었다.
현재 군 복무 중으로 7월 전역 예정인 이영준도 유럽 구단의 관심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도 준프로 계약 선수들은 K리그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강원의 양민혁은 개막전부터 주전으로 활약하며 5골 3도움을 기록 중이다.
양민혁과 동갑내기인 윤도영(대전), 강주혁(서울), 강민우(울산) 등도 최근 출전 기회를 받으며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수원 삼성의 박승수는 지난달 30일 안산 그리너스를 상대로 득점, K리그 역대 최연소 득점(17세 3개월21일) 기록을 썼다.
이들의 활약에 유럽의 스카우트도 한국을 주목하고 있다. 정경호 강원FC 수석코치는 "K리그도 유럽처럼 어린 선수들이 활약하기 시작했다. 그런 K리그의 어린 선수의 장점을 알아본 해외 스카우트들도 적극적인 영입에 나서고 있다. 이런 것도 한국 축구가 많이 발전했다는 하나의 증거"라고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한 축구계 관계자 역시 "일찌감치 프로에서 뛰는 한국의 어린 선수들을 유럽이 주목하고 있다. 중소리그 팀들이 어린 선수들에게 관심이 많다"고 전했다.
dyk060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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