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생 K리거가 뜬다…양민혁 맹활약에 강주혁·박승수 눈도장

정상급 윙어로 떠오른 양민혁, 5골 3도움 기록
코리아컵 16강전서 준프로 계약 선수들 활약 눈길

양민혁은 2024시즌 K리그1에서 5골 3도움을 기록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서울=뉴스1) 이상철 기자 = '고등학생' 선수들이 올 시즌 프로축구 K리그 무대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양민혁(18·강원FC)이 뛰어난 기량을 펼쳐 최고의 히트 상품으로 떠오른 가운데 강주혁(18·FC서울)과 박승수(17·수원 삼성)도 코리아컵을 통해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2018년 각 구단의 유망주 보호권을 강화하기 위해 준프로 계약을 도입했다. 구단은 유스 팀에 소속된 고등학생과 연간 최대 5명까지 준프로 계약을 맺고, K리그 공식 경기에 기용할 수 있다.

오현규, 권혁규(이상 셀틱), 김지수(브렌트퍼드), 정상빈(미네소타 유나이티드) 등 수많은 선수가 준프로 계약을 맺고 일찍 프로 무대에 뛰어들어 경험을 쌓았다.

재능 있는 유망주가 해마다 하나둘 등장하고 있는 가운데 올 시즌에는 먼저 양민혁이 최고의 샛별로 떠올랐다.

지난해 말 '제2의 양현준'으로 기대를 받으며 강원과 준프로 계약을 맺은 양민혁은 올 시즌 현재 팀의 K리그1 전 경기(17경기)에 출전해 5골 3도움을 기록했다.

양쪽 측면 공격을 모두 소화할 수 있는 양민혁은 빠른 드리블 돌파와 적극적인 슈팅, 균형 잡힌 밸런스를 앞세워 단숨에 리그 정상급 윙어로 발돋움했다. 현역 시절 '천재 미드필더'로 불린 윤정환 강원 감독이 "내가 18세일 때보다 양민혁이 더 뛰어나다"고 엄지를 들었다.

양민혁은 2024시즌 K리그1에서 5골 3도움을 기록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양민혁은 K리그 4·5월 영플레이어상을 받았고, 리그 베스트11에도 세 번이나 이름을 올렸다.

이런 활약에 강원은 지난 17일 양민혁과 정식 프로 계약을 체결했다. 준프로 계약 도중 프로로 전환된 것은 양민혁이 처음이다.

양민혁은 빼어난 활약 덕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를 비롯한 유럽 스카우트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프로 계약을 맺으면서 유럽 진출의 걸림돌도 사라졌다. 김병지 강원 대표이사는 양민혁의 이적료로 최소 400만 유로를 책정하는 등 유럽 진출의 길을 열어뒀다.

다만 양민혁의 유럽 진출 도전은 내년 이후에 가능할 전망이다. 윤 감독은 "우리나라 선수들이 일본처럼 적극적으로 유럽 무대에 도전해야 한다"면서도 "양민혁은 아직 어설프다. 당장 이번 여름에 유럽에 진출할 경우 실패할 확률이 높다. 먼저 한 시즌을 꾸준하게 뛰어야 한다"고 말했다.

FC서울 강주혁이 19일 열린 코리아컵 16강 강원FC전에서 빼어난 기량을 펼쳐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19일 펼쳐진 코리아컵 16강전에서는 또 다른 준프로 계약 선수들의 활약이 돋보였다.

지난달 31일 서울과 준프로 계약을 맺은 강주혁은 2일 광주FC와 경기에 후반 추가시간 교체 출전해 프로 데뷔전을 치렀다. 그리고 코리아컵 16강 강원전에서는 처음으로 선발 출전해 86분 동안 빠르고 저돌적 돌파와 과감한 슈팅을 시도하며 공격의 활기를 불어넣었다.

연령별 대표팀에서 양민혁보다 더 높이 평가받기도 했던 강주혁은 눈도장을 확실하게 찍었고, 앞으로 많은 출전 기회를 받을 전망이다.

김기동 서울 감독은 "(강)주혁이가 당돌하게 경기를 잘했다. 선배들 앞에서 주눅 들지 않고 자기 기량을 다 발휘했다"며 "팀에 좋은 옵션이 하나 생겼다. 스피드가 있는 측면 자원이 부족했는데, 주혁이가 지금처럼 플레이한다면 팀에 보탬이 될 것"이라고 만족감을 표했다.

수원 삼성 박승수(가운데)가 19일 열린 코리아컵 16강 포항 스틸러스전에서 전진우의 골을 도운 뒤 기뻐하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양민혁과 강주혁보다 한 살 어린 '고등학교 2학년' 박승수도 프로의 첫 단추를 잘 끼웠다.

포항 스틸러스와 코리아컵 16강전에서 후반에 교체 출전한 박승수는 현란한 개인기와 과감한 플레이로 호평을 받았다. 비록 팀이 승부차기 끝에 졌지만, 연장 전반 8분에는 전진우의 선제골을 돕기도 했다.

여기에 수원과 준프로 계약을 체결한 고종현과 김성주도 이 경기에서 교체 자원으로 나갔고, 승부차기 키커까지 맡아 침착하게 성공시키기도 했다.

변성환 수원 감독은 "준프로 선수 3명이 데뷔전에서 가진 기량을 다 보여주는 등 기대에 부응했다. 팬들도 세 선수에게는 박수를 보낼 것"이라며 칭찬했다.

rok195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