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잘 생겼다" 외치던 중국 팬, '3-0 제스처'에 욕설로 태도 전환

(서울=뉴스1) 이재상 기자 = 중국 관중이 손흥민(토트넘)을 향해 거친 욕설을 던지자 주장은 그들을 향해 손가락 3개를 펼치는 '3-0(지난해 11월 중국전 경기 결과)' 동작을 했다.

경기 후 손흥민은 "한국 팬을 무시한 행동이라 생각했다"고 설명했는데, 중국 매체에서도 손흥민의 다소 도발적인 세리머니를 조명했다.

김도훈 임시감독이 지휘하는 한국은 1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월드컵 2차 예선 C조 최종전 중국과의 홈경기에서 1-0으로 이겼다. 후반 16분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이 결승 골을 터트렸다.

이날 손흥민은 전방 공격수로 선발 출전, 전후반 90분을 뛰었다. 아쉽게 득점을 올리진 못했으나 이강인의 득점을 돕는 등 에이스다운 활약을 펼쳤다.

특히 손흥민은 전반 막판 중국 팬들을 향한 세리머니로 눈길을 끌었다.

손흥민이 중국 진영 사이드라인에서 살짝 미끄러졌는데 상대 관중이 모여 있는 지역 앞이었다. 야유를 보내는 중국 팬들을 잠시 주시한 손흥민은 옅은 미소를 지은 뒤 손가락 3개를 펼치는 포즈를 했다.

지난해 11월 중국 선전 원정에서 2골을 넣으며 3-0 승리를 이끌었던 손흥민의 자신감이었다.

중국 소후닷컴은 12일 팬들이 공유한 영상을 소개한 뒤 "중국 여성 팬이 '손흥민 잘 생겼다'는 이야기를 나누다 3-0 손짓을 목격했다"며 "그의 외모를 칭찬했던 팬은 곧바로 심한 욕설을 퍼부었다"고 전했다.

매체에 따르면 현장에 있던 중국 팬은 손흥민에게 부적절한 욕을 했고, 손흥민은 3-0 제스처로 대응했다. 손흥민의 세리머니 후 더 심한 욕설이 쏟아졌다.

손흥민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야유받을 행동을 안 했는데 중국 팬들이 그러더라. 우리 홈 경기장에서 상대 팬들의 그런 행동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며 "한국 팬들을 무시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래서 한국이 앞선 맞대결에서 중국을 제압한 결과를 제스처로 보여줬다"고 말했다.

이어 "상대의 도발에 넘어가지 않고 침착하게 잘 받아들인 것 같다. 무엇보다 좋은 경기를 했고, 승리했다"며 만족감을 나타냈다.

소후닷컴은 "손흥민은 지난해 중국 원정에서도 2골을 넣은 뒤 조용히 입을 다물라는 세리머니를 했었다"며 "이번에도 손가락을 펼치는 행동을 했다. 현장을 찾은 중국 팬은 그에게 격한 욕설을 했다"고 전했다.

alexei@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