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도발에 '3-0 제스처'로 대응한 손흥민 "한국 팬들 무시한다 느꼈다"
중국전 승리로 23-24시즌 마무리 "유종의 미 거둬"
"새 감독 선임은 시간 걸려도 정확하고 안전하게"
- 김도용 기자
(서울=뉴스1) 김도용 기자 = 주장 손흥민(토트넘)이 중국 관중을 상대로 펼친 '3-0 제스처'는 한국 축구를 대표한 행동이라고 설명했다.
손흥민은 1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중국과의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C조 조별리그 6차전에서 90분 동안 활약하면서 1-0 승리를 이끌었다.
경기 후 손흥민은 "쉽지 않았지만 위협적인 장면을 내주지 않고 무실점으로 이겼다. 완벽한 경기는 아니었지만 침착하게 좋은 기회를 만든 것이 승리로 이어졌다"고 복기했다.
이어 "득점 기회를 보다 살렸다면 더 크게 이길 수 있었을 텐데 아쉽다. 하지만 경기 내내 우위를 점했다는 점에서 만족한다. 6월 2경기 연속 무실점으로 많은 골을 넣은 동료들에게 고생했다고 말하고 싶다"고 말했다.
소속팀 토트넘에서 17골 10도움을 올리며 2023-24시즌을 마쳤던 손흥민은 중국전을 끝으로 2024-25시즌을 위해 잠시 휴식 시간을 갖게 됐다.
손흥민은 "시즌 마지막 경기를 한국에서 치러 재밌었다. 많은 응원을 받아 유종의 미를 거뒀다. 팬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팬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이날 손흥민은 왼쪽 측면에서 상대 수비를 여러 차례 무력화하는 등 위협적인 움직임을 선보였다.
한 경기 중 중국 팬들의 도발에 침착하게 대응하면서 주장다운 면모를 보여주기도 했다. 특히 손흥민은 전반 중반에 중국 팬들을 향해 손가락으로 '3-0' 숫자를 만들면서 지난해 11월 중국 원정에서 거뒀던 결과를 표현하기도 했다.
손흥민은 "당시 야유 받을 행동을 안 했는데 중국 팬들이 그러더라. 우리 홈 경기장에서 상대 팬들의 그런 행동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 한국 팬들을 무시한다는 느낌을 받았다"면서 "그래서 한국이 앞선 맞대결에서 중국을 제압한 결과를 제스처로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이어 "상대의 도발에 넘어가지 않고 침착하게 잘 받아들인 것 같다. 무엇보다 좋은 경기를 했고, 승리했다"며 만족감을 나타냈다.
지난 2월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을 경질한 한국은 대체 감독을 선임하지 못한 채 지난 3월 황선홍 감독에 이어 6월에는 김도훈 감독에게 임시로 지휘봉을 맡기며 월드컵 2차 예선을 치렀다.
대표팀이 어수선한 상황에 대해 손흥민은 "축구에서 선수 개개인의 능력도 중요하지만 규율과 약속된 움직임이 가장 중요하다. 한국 축구도 이 부분에 대해 정확히 나갈 길을 정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앞으로 어떤 축구를 할지 구체적으로 생각하고 나가야 한다"고 새로운 감독 선임에 있어서 방향성을 결정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국 대표팀에는 능력이 좋은 선수들이 많다. (감독 선임에) 시간이 걸리더라도 정확하게, 안전한 길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dyk060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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