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스만의 망언 "손흥민과 이강인의 싸움인데 우리에게 책임을 물었다"

패배 후 웃은 것에 대한 비판에 "왜 외국인 데려온 건가" 항변
디애슬레틱 인터뷰서 핑계만 거듭

64년 만의 아시안컵 우승 꿈을 이루지 못한 위르겐 클린스만 축구대표팀 감독이 8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2024.2.8/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서울=뉴스1) 이재상 기자 = 성적 부진과 선수단 관리 실패로 경질된 위르겐 클린스만(독일) 전 축구대표팀 감독이 다시 유럽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망언을 쏟아냈다. 손흥민(토트넘)과 이강인(파리생제르맹)의 다툼으로 인해 아시안컵 우승 기회를 놓쳤으며 자신을 포함한 스태프가 희생양이 됐다는 핑계를 댔다.

클린스만은 6일(한국시간) '디애슬레틱'의 앨런 시어러와의 인터뷰에서 한국 대표팀 사령탑 시절을 돌아봤다.

클린스만 감독은 올 초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4강전 요르단전을 앞두고 벌어진 이강인과 손흥민의 물리적 충돌을 언급하며 그 사태로 인해 아시안컵 우승을 놓쳤다고 항변했다.

당시 상황을 비교적 상세하게 전한 클린스만 감독은 "둘이 불화로 인해 물리적으로 맞섰고 그로 인해 쏘니(손흥민)의 손가락이 탈구 됐다. 갑자기 예상치도 못하게 집단으로 큰 싸움이 벌어졌다"고 했다.

이어 그는 "(둘의 다툼으로) 우린 아시안컵에서 우승할 수 있는 기회를 잃었다. 싸움이 일어나지 않았다면 우린 요르단을 꺾고 카타르와 결승을 치렀을 것"이라며 "트로피를 차지할 수 있는 기회를 스스로 날린 것이 안타까울 뿐"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은 1960년 아시안컵 2회 대회 우승 이후 올해 64년 만의 정상 등극을 노렸으나 아시안컵 4강 요르단전에서 패하며 고개를 숙였다. 클린스만 감독은 최악의 경기력과 선수단 관리 실패 등을 이유로 지난 2월 전격 경질됐다.

뒤늦게 손흥민과 이강인의 충돌 사건이 알려졌는데, 클린스만 감독은 당시 상황을 반복해서 이야기하며 아시안컵 실패를 자신의 무능력이 아닌 선수들에게 핑계를 돌리고 있다.

결국 둘의 불화는 이후 이강인이 영국 런던을 찾아 손흥민에게 사과하고, 손흥민이 받아들이면서 일단락 됐다.

클린스만 감독은 자신이 잘린 것에 대해 "한국 문화에서는 누군가 책임을 져야 하고 비난을 받아야 한다"며 "그들은 우리에게 싸움에 대한 책임을 물었다"고 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한국 대표팀 사령탑 당시 잦은 해외 출장과 패배 후에도 웃은 것에 대한 거센 비판을 받았다.

대한민국 대표팀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과 주장 손흥민이 6일(현지시간) 카타르 알라이얀 아흐메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준결승 요르단과 대한민국의 경기에서 0대2로 패배한 뒤 아쉬워하며 포옹하고 있다. 2024.2.7/뉴스1 ⓒ News1 김성진 기자

그는 "사람들은 내가 한국 생활 방식에 적응하지 못했다고 하는데 내가 하는 일에 100% 적응하기를 원한다면 왜 처음부터 외국인을 고용한 것인가"라며 "다른 관점을 가진 사람을 데려온 이유는 무엇인가? 한국 스타일을 만들고 싶다면 한국인 지도자를 데려오는 것이 훨씬 쉬울 것"이라고 망언에 가까운 발언을 쏟아냈다.

재택 논란에 대해서도 "난 한국과 유럽을 많이 오가며 비행했다"면서 "선수들의 70%가 유럽에 있었기 때문이다. 난 토트넘에 손흥민을 보러 가거나 김민재가 나폴리(이탈리아)에서 뛸 때 갔다. 끊임없이 원정에 갔고, 가장 적은 시간을 보낸 곳이 캘리포니아에서 가족과 함께한 것"이라고 말했다.

K리그 등 국내 축구를 등한시 했다는 비판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해명했다. 그는 "내가 그곳(K리그 등)에 간 적이 없다고 했지만 대학경기, 2부리그, 청소년 경기에 간 유일한 외국인 감독이었다"고 했다.

패배 후 웃은 자신이 많은 비판을 받은 것도 이해할 수 없다고 반응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한국에서는 (감독이) 경기에 졌을 때 상대를 축하하고 미소를 짓지 않는다"며 "하지만 거리에서 만난 사람들은 매우 달랐다. 내게 다가와 포옹하고 '감독님 덕분에 수 십 년만에 가장 신나는 토너먼트를 봤다'고 했다"고 전했다.

한편 한국 축구대표팀은 2월 클린스만 경질 후 아직까지 새 사령탑을 선임하지 못하고 있다. 3월 A매치는 황선홍 올림픽 감독 체제로 치렀고, 6월 경기는 김도훈 임시 사령탑이 이끈다.

alexei@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