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하‧정정용‧김은중…한 바퀴 돈 K리그1 '데뷔' 감독 돌풍

포항 선두, 김천 3위, 수원FC 5위 기대 이상

박태하 포항 스틸러스 감독/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서울=뉴스1) 김도용 기자 = 2024년 처음으로 K리그1 무대에 데뷔한 지도자들이 1라운드 로빈을 마친 K리그1에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박태하 포항 스틸러스 감독, 정정용 김천 상무 감독, 김은중 수원FC 감독이 주인공이다.

9일 현재 K리그 12팀 중 울산 HD와 광주FC를 제외한 12팀이 1라운드 로빈을 마무리했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일정으로 연기된 울산과 광주의 순연 경기는 오는 15일 펼쳐진다.

K리그1은 예상과 다른 판도로 흘러가고 있다. 포항이 선두를 달리는 가운데 김천이 3위를 마크하고 있다. 수원FC도 5위로 상위권에 자리하고 있다.

예상을 깨고 순항하고 있는 팀들은 모두 이번에 처음 K리그1에 데뷔한 감독들이 이끌고 있다.

포항의 박태하 감독은 FC서울로 떠난 김기동 감독의 대체자로 올 시즌 친정팀의 지휘봉을 잡으며 K리그1에 첫선을 보였다. 앞서 박태하 감독은 K리그에서 코치(포항)와 수석코치(서울)로 우승을 경험했지만 감독은 이번이 처음이다.

박 감독은 김승대, 제카, 하창래, 그랜트, 고영준 등 주축들이 이적한 상황에서도 팀을 하나로 뭉쳐 개막전 패배 후 10경기 연속 무패(7승3무)를 이끌고 있다.

포항의 강점은 철저한 분석과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집념이다.

한 K리그1 구단 관계자가 "포항의 약점으로 파악된 곳은 다음 경기에 볼 수 없다. 그만큼 상대 팀은 물론 자신들의 분석이 철저하게 이뤄지고 있으며 빠르게 문제를 수정하고 있다. 공략하는 것이 쉽지 않다"고 평가했다.

뒷심이 강하다. 포항은 올 시즌 넣은 18골 중 15골을 후반전에 넣었는데, 이 중 7골을 추가 시간에 터뜨렸다. 7골 중 4골은 결승 골이다. 요컨대 경기 막판 승점 12점을 챙긴 셈이다. 극적인 경기가 계속되자 포항 팬들은 '태하 드라마'라는 수식어를 붙이고 있다.

정정용 감독의 김천도 3위로 초반 흐름이 좋다. 앞서 연령별 대표팀을 맡다가 서울 이랜드FC와 김천에서 K리그2(2부리그)를 경험했던 정정용 감독은 K리그1에 빠르게 적응 중이다.

앞서 연령별 대표팀에서 오랜 시간을 보낸 정 감독은 어린 선수들로 구성된 김천 선수단에 동기 부여를 하면서 팀 경기력을 끌어올렸다. 정 감독의 신뢰 아래 원두재를 비롯해 이전에 크게 두각을 드러내지 못했던 김현욱, 이중민 등도 맹활약 중이다.

FC서울 김기동 감독과 수원FC 김은중 감독/뉴스1 ⓒ News1 김성진 기자

지난해 20세 이하(U20) 대표팀을 맡아 4강까지 이끈 김은중 수원FC 감독도 순조롭게 프로 무대에 적응 중이다.

이번에 처음으로 프로 무대 사령탑이 된 김은중 감독은 기존의 이승우, 윤빛가람, 이용 등과 함께 지동원, 김태한, 정승원 등을 조화롭게 기용하면서 탄탄한 전력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지난 3시즌 연속 K리그1 최다 실점을 했던 수원FC의 뒷문을 단단하게 하면서 경쟁력을 보여주고 있다.

'초보' 감독들이 돌풍을 일으키는 가운데 큰 기대를 모았던 김학범 제주 유나이티드 감독, 이정효 광주 감독, 김기동 서울 감독은 주축들의 잇단 부상 탓에 아직 힘을 못 내며 중하위권에 머물고 있다.

일부 감독들은 일찌감치 성적 부진을 책임지고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가장 먼저 단 페트레스쿠 감독이 전북 현대를 떠났고, 이어 최원권 대구FC 감독도 사임했다.

dyk060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