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제 한국축구는, 아시아 무대에서도 도전자다
아시아 축구 수준 달라져…철저한 준비 없으면 망신
- 안영준 기자
(서울=뉴스1) 안영준 기자 = 두 대회 연속 망신을 당했으니 이제는 냉정하게 현실을 인정해야한다. 아시아 무대에서도 한국 축구는 도전자다.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한국 23세 이하(U23) 축구대표팀은 26일(한국시간) 2024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 8강서 인도네시아를 상대로 2-2 무승부 후 승부차기 끝에 패했다.
한국은 객관적 전력에서 한 수 아래로 여긴 인도네시아에 경기력과 기세에서 모두 밀렸고, 소극적인 경기 운영을 하다 끝내 결과를 내줬다.
이날 패배로 한국은 3.5장이 걸린 파리 올림픽 티켓을 놓쳐 10회 연속 올림픽 본선 도전이 무산됐다.
올림픽 티켓은 물론 4년 만의 U23 아시안컵 정상도 노릴 만큼 자신감을 표출한 한국이었지만 현실은 8강이었다.
불과 두 달 전 A대표팀이 참가한 아시안컵에서도 한국은 실망스러운 결과를 냈다.
역대 최고의 멤버를 자신하며 64년 만의 아시안 챔피언을 목표로 내걸었지만, 막상 뚜껑이 열리자 전력상 아래인 팀들을 상대로 매 경기 불안한 경기를 펼친 끝에 4강에서 탈락했다. 그 이전에 짐을 쌌어도 억울할 게 없는 경기력이었다.
허상 뿐인 목표가 아닌 실제로 대회를 마친 뒤 받아 드는 성적표가 냉정한 현주소다. '아시아의 호랑이'는 옛말이다. 이제 한국은 아시아에서도 4~8위권인 팀이다.
아시아 팀들의 전력은 상황 평준화됐다.
든든한 지원을 앞세워 아시안컵에서 2회 연속 우승한 카타르를 비롯, 꾸준히 유망주가 나오는 중앙 아시아의 우즈베키스탄, 뜨거운 축구 열풍을 등에 업고 체계적인 발전을 시작한 동남아시아의 태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 어디 하나 쉽게 이길 팀이 없다.
그럼에도 한국 축구는 여전히 아시아 무대를 '쉽게' 봤다. 거기서 문제가 발생했다.
아시안컵에서는 내부부터 곪아 있었다. 클린스만 감독은 부임 기간 동안 한국에 도통 들어오질 않았고, 무능력한 전술과 방관에 가까운 선수단 관리로 주축 선수들 간 물리적 충돌이 생기는 초유의 사태까지 발생했다. 그럼에도 대한축구협회(KFA)는 무비판적으로 클린스만 감독을 감싸기만 했다.
분명히 문제가 될 만한 상황인데 심각성을 모르고 입으로만 우승을 외쳤으니 애초부터 허울 뿐인 꿈이었다.
이번 U23 아시안컵에서도 좋지 않은 선택이 있었다. KFA는 이번 대회를 불과 한 달 앞둔 가장 중요한 시기에 황선홍 U23 감독을 성인 대표팀 임시 사령탑으로 선임, 본업에 소홀할 수밖에 없었다.
대회 직전 40명이 한 달을 합숙 훈련한 중국, 4년 동안 차근차근 팀을 만들어온 일본과 인도네시아와 달리 한국은 늘 시간에 쫓겼다.
"문제가 조금 있지만 그래도 아시아 무대에서는 되겠지"라는 안전불감증은 한국 축구를 두 대회 연속 초상집으로 만들었다.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 정말 아시아 정상에 다시 서려면, 씁쓸하지만 이제 아시아 정상이 아니라는 냉정한 현실 인식부터 시작해야 한다.
아시아 무대라고 해도 작은 변수와 악재를 안일하게 대처하면 곧 실패라는 경각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100%를 다 쏟아 준비하는 도전자의 자세가 필요한 한국 축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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