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축구, 40년 만에 올림픽 못 나간다…황선홍호, 인니에 충격패
퇴장 악재 속 승부차기 혈투 펼쳤으나 8강서 탈락
사상 첫 본선 오른 신태용의 인니, 4강까지 진출
- 김도용 기자
(서울=뉴스1) 김도용 기자 = 세계 최초로 10회 연속 올림픽 출전을 노리던 황선홍호가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인도네시아에 무릎을 꿇었다. 충격적인 결과다.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한국 23세 이하(U23) 대표팀은 26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의 압둘라 빈 칼리파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 8강전에서 2-2로 연장전 120분 승부를 마친 뒤 맞이한 승부차기에서 10PSO11로 졌다.
이로써 지난 1988년 서울 올림픽부터 시작해 10회 연속 올림픽 본선 무대를 노렸던 한국 축구의 도전은 무산됐다. 40년 만에 올림픽 본선 무대에 서지 못하는 한국축구다 .
반면 신태용 감독이 지도하는 인도네시아는 사상 처음으로 올라선 U23 아시안컵 본선에서 4강까지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인도네시아는 우즈베키스탄-사우디아라비아 승자와 29일 오후 11시 결승 진출을 다툰다.
한국은 전반전 45분 동안 단 1개의 유효슈팅도 기록하지 못하는 등 답답한 경기를 펼치며 1-2로 끌려갔다.
후반전에도 이영준과 황선홍 감독이 퇴장당하는 등 시종일관 어수선했다. 후반 막바지 정상빈의 값진 골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지만 승부차기에서 패배하면서 고개를 숙였다.
이날 황선홍 감독은 이번 대회에서 3골을 기록 중인 이영준과 공격의 핵심인 정상빈을 선발에서 제외했다. 여기에 일본전과 마찬가지로 스리백 전술을 내세우면서 안정적인 경기 운영을 노렸다.
하지만 익숙지 않은 전술을 들고나온 탓인지 한국은 어수선한 경기를 펼쳤고 전반 15분 선제골을 허용했다. 인도네시아 공격수 라파엘 스트라이크가 페널티 에어리어 정면에서 한국 수비수 몸에 맞고 나온 공을 잡은 뒤 오른발로 감아 차 한국 골망을 흔들었다.
이번 대회 4경기 만에 처음으로 실점한 한국은 이후에도 인도네시아의 공세에 고전, 어려움을 겪었다. 전반 32분에는 수비진에서 패스 실수가 나오며 마르셀리노 페르디난에게 결정적인 득점 기회를 내줬지만 슈팅이 높이 떠 가슴을 쓸어내렸다.
한국은 전반 중반 이후 엄지성의 개인 돌파를 통해 반격에 나섰다. 하지만 마지막 크로스와 패스의 세밀함이 떨어져 이렇다 할 득점 기회를 만들지 못했다.
계속해서 인도네시아 수비를 괴롭히던 엄지성은 전반 45분 귀중한 동점 골을 만들어냈다. 오른쪽 측면에서 홍시후가 넘긴 크로스를 엄지성이 달려들며 헤더 슈팅으로 연결했다. 엄지성 머리를 떠난 공은 인도네시아 수비수 몸 맞고 굴절되면서 자책골이 됐다.
그러나 한국의 기쁨은 오래가지 않았다. 한국은 동점을 만든 지 3분 만에 골키퍼 백종범과 수비수 이강희가 공을 미루는 실수를 범하면서 스트라이크에게 한골을 더 내줬다.
45분 동안 답답함을 보인 한국은 후반 시작과 함께 이태석, 김동진, 홍시후를 빼고 강상윤, 이영준, 정상빈을 투입했다. 스리백 전술도 포백으로 바꾸고 중원 숫자를 늘리면서 공격적으로 나섰다.
그러나 경기 분위기는 쉽게 바뀌지 않았다. 한국은 중원에서 패스 실수가 계속 나오면서 좀처럼 공격 기회를 잡지 못하고 인도네시아의 빠른 역습에 고전했다.
한국은 정상빈과 엄지성의 개인 돌파로 서서히 흐름을 가져오기 시작했다. 하지만 후반 25분 이영준이 상대 진영에서 불필요하게 거친 파울을 범하면서 비디오 판독(VAR) 결과 퇴장을 당해 수적 열세에 몰렸다.
1명이 적은 한국은 후반 30분 홍윤상, 후반 35분 장시영을 투입하면서 공격에 변화를 줬다.
한국의 교체는 후반 39분 효과를 봤다. 역습 상황에서 홍윤상의 침투 패스를 정상빈이 침착하게 골로 연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역전을 노리던 한국은 후반 추가 시간 황선홍 감독이 퇴장당하며 벤치를 비우는 악재까지 맞이했다.
수장이 퇴장당했지만 한국은 정상빈, 홍윤상을 앞세워 흐름을 팽팽하게 이어갔고 결국 연장 혈투에 돌입했다.
1명이 적은 한국은 연장전에 돌입한 뒤 수비에 집중하면서 최전방에 자리한 정상빈을 활용한 역습을 노렸다. 하지만 전방으로 나가는 패스의 정확도가 떨어져 이렇다 할 기회를 만들지 못했다.
한국은 연장 후반 시작과 동시에 한일전 결승골 주인공 김민우를 투입하면서 수비를 강화했고, 15분 동안 골을 내주지 않고 승부차기를 맞이했다.
승부차기에서도 한국과 인도네시아는 접전을 펼쳤다.
양 팀 모두 5번째 키커까지 성공, 팽팽한 승부를 펼쳤다. 인도네시아의 5번 키커 저스틴 허브너의 슈팅은 백종범 골키퍼에게 막혔지만 비디오 판독 결과 슈팅하기 전 골키퍼가 먼저 움직인 것이 확인돼 다시 슈팅을 시도, 골을 넣었다.
이후 한국과 인도네시아의 6번째 키커가 모두 실축하고 4명 연속 득점을 하면서 9-9까지 피 말리는 접전을 이어갔다.
두 팀은 다시 1번 키커부터 나섰는데 한국의 2번 키커 이강희의 슈팅이 골키퍼에게 막히며 희비가 엇갈렸다. 인도네시아 마지막 키커 아르한 알리프가 성공시키면서 한국의 올림픽 진출은 좌절됐다.
dyk0609@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