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재와 변수에도 흔들리지 않았다…황선홍호의 의미있는 조 1위

한국, 일본에 1-0…3전 전승 조 1위로 8강행

한국 U23 축구 대표팀ⓒ AFP=뉴스1

(서울=뉴스1) 안영준 기자 =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한국이 '죽음의 조'를 기어이 1위로 통과했다. 악재와 변수에도 흔들리지 않고 결과를 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큰 성과다.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23세 이하(U23) 축구대표팀은 22일(한국시간) 카타르 자심 빈 하마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 B조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일본을 1-0으로 제압했다.

이 승리로 한국은 아랍에미리트(UAE), 중국, 일본과 묶여 쉽지 않을 것이라 봤던 '죽음의 조'를 3전 전승이라는 최상의 결과로 통과했다. 조 1위로 8강에 나서는 한국은 개최국이자 까다로운 상대인 A조 1위 카타르를 피해 상대적으로 약한 A조 2위 인도네시아를 만나는 혜택도 얻게 됐다.

악재와 변수가 겹친 쉽지 않은 상황에서도 무너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는 조별리그 결과다.

이번 대회서 한국은 황선홍 감독이 고심 끝에 선발한 배준호(스토크), 양현준(셀틱), 김지수(브렌트포드)가 모두 소속 팀 반대로 차출되지 못했다. 심지어 이들의 합류 소식은 대회 시작 직전에서야 전해졌다. 황 감독은 다급히 대체 발탁 선수를 선정했지만, 아무래도 분위기가 어수선했고 조직력도 좋을 수 없었다.

게다가 정상빈(미네소타)은 차출 허락은 받았지만 첫 경기 전날에야 합류했고, 주전 미드필더로 자리 잡았던 백상훈(서울)도 부상으로 한국에서 재활을 하다 합류하는 등 완전체가 갖춰지기 전까지 시간이 걸렸다.

그럼에도 한국은 매 경기 결과를 냈다. UAE전에선 측면 크로스와 높이를 앞세운 맞춤형 공격으로 결실을 보았고 중국전에선 스리백과 포백을 오가는 유연한 전술 대처로 위기를 극복했다.

또한 일본전에선 주장 변준수(광주)가 경고 누적, 핵심 수비수 서명관(부천)이 햄스트링 부상으로 각각 빠져 기존 수비 라인을 통째로 바꿔야 했음에도 승리를 놓치지 않았다.

한국은 수비형 미드필더 이강희(경남)를 수비진으로 내리는 대응책을 꺼냈고, 이전 2경기와 달리 수비 시엔 파이브백으로 변신하면서 안정적인 경기 운영을 했다.

후반 막판에는 이태석(서울)과 황재원(대구) 등 풀백으로 스리백을 구성하는 또 다른 변칙 전술도 내놓았는데, 대회 도중 다급히 바뀐 수비 라인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나쁘지 않은 조직력이었다.

또한 아주 작은 틈이라도 내주지 않아야 한다는 걸 잘 알았던 황 감독의 조별리그 운영 방식이 큰 힘이 됐다.

황 감독은 대회 전부터 "쉽지 않은 조에 속했기 때문에, 조별리그 1차전부터 100%를 다할 수 있도록 신체 사이클을 맞추고, 매 경기마다 구성원 모두가 혼신의 힘을 쏟을 것"이라고 말했던 바 있다.

토너먼트가 아닌 조별리그부터 힘을 끌어 올린 황 감독의 전략은 현재까지는 대성공이었다. 더해 변수가 생길 때마다 치밀하게 플랜 B를 준비, 공백을 최소화한 유연성도 좋았다.

이제 한국은 조 1위의 타이틀을 등에 업고 토너먼트에 돌입, 파리 올림픽 티켓과 우승을 향한 본격적인 경쟁을 시작한다.

tr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