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활약' 이동경 바라보는 울산의 안타까움…"입대 미룰 수 없나요" (종합)

이동경 "지난해 실패와 2세, 큰 동기부여 됐다"
29일 상무 입대 앞둔 이동경, ACL 4강 1차전서 결승골

울산 이동경이 17일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2023-24 AFC 챔피언스리그 준결승 1차전에서 전반 19분 골을 터트린 뒤 서포터즈를 향해 주먹을 쥐어 보이고 있다. 2024.4.17/뉴스1 ⓒ News1 김지혜 기자

(울산=뉴스1) 김도용 기자 = 울산 HD의 이동경이 아시아 무대에서도 맹활약을 이어갔다. K리그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서도 거침없는 이동경의 활약에 울산은 기쁘면서도 안타까움이 커지고 있다.

울산은 17일 울산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요코하마 F.마리노스(일본)와의 2023-24 AFC 챔피언스리그 준결승 1차전에서 전반 19분에 터진 이동경의 선제 결승 골로 1-0으로 이겼다.

이로써 오는 24일 일본 요코하마로 원정을 떠나는 울산은 1골 여유를 갖고 2차전을 치르게 됐다. 2차전에서 울산은 무승부만 기록해도 2020년 이후 4년 만에 챔피언스리그 결승에 오르게 된다.

이날 울산 승리의 주역은 단연 이동경이었다.

올 시즌 K리그 7경기에서 6골 4도움을 올리며 최다 공격포인트를 기록, K리그 3월의 선수로도 선정된 이동경은 이날도 여전한 기량을 선보였다.

공격형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한 이동경은 전반 19분 주민규의 패스를 받아 정확한 왼발 슈팅으로 요코하마의 골망을 흔들었다. 이후에도 이동경은 공격의 중심에 자리, 정확한 왼발 킥과 패스로 팀 공격을 이끌었다. 또한 수비 상황 시에는 적극적으로 상대를 압박, 전진을 어렵게 만들었다.

이동경이 공수에 걸쳐 맹활약을 펼친 덕에 울산은 까다로운 상대인 요코하마와의 첫 번째 맞대결에서 웃었다.

17일 오후 울산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2023-24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요코하마(일본)와의 4강 1차전에서 HD현대 이동경이 슛을 하고 있다. 2024.4.17/뉴스1 ⓒ News1 김지혜 기자

이동경은 경기 후 "홈에서 펼쳐지는 중요한 경기에서 승리가 필요했는데, 기쁘다"면서 "클럽월드컵 출전권도 함께 따내 더욱 의미가 남다르다"고 활짝 웃었다.

하지만 이런 이동경의 활약을 지켜보는 울산의 심정은 복잡하다. 이동경이 챔피언스리그 2차전을 치르고 29일 상무에 입대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동경은 만 27세로 올해가 김천 상무에 입대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 이동경도 입대를 위해 지난해 여름 유럽 생활을 마치고 친정팀 울산으로 돌아왔다.

지난해 복귀했음에도 팀에 큰 도움이 못 됐던 이동경은 올 시즌 초반부터 맹활약을 이어가면서 울산에 큰 힘이 되고 있다.

이동경은 "스스로 지난해 크게 실망했다. 이에 입대 전까지 팀에 도움이 되고 싶다는 마음이 커서 준비를 착실히 했다. 또한 올해 2세를 낳으면서 큰 동기부여가 됐다"며 올 시즌 초반 활약 이유를 설명했다.

이런 이동경을 지켜본 울산 구단 관계자는 "이동경의 입대를 좀 미루고 싶다"고 농담을 할 정도로 올해 초반 그가 보여주는 영향력은 막강하다.

dyk0609@news1.kr